1조8천억원 투자키로…기아차는 "확정 안돼"
(뉴델리·서울=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김영현 기자 = 기아자동차[000270]가 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에 1조8천여억원을 투자해 자동차 제조공장을 설립할 것이라고 인도 언론이 17일 보도했다.
인도 이코노믹타임스는 기아자동차가 안드라프라데시 주 아난타푸르 지역 페누콘다 마을을 공장 부지로 결정했으며 안드라프라데시 주 정부와 협정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기아차는 모두 1천30억 루피(1조8천200억원)를 투자해 이 지역에 자동차 제조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며, 우선 1단계로 600억 루피를 투자해 2019년부터 연간 차량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안드라프라데시 주 통상산업부가 지난 13일 주내 600에이커 부지를 "특별한 목적으로" 1에이커당 105만 루피 가격으로 수용한다고 발표했다면서 이를 기아차 공장 설립과 연관 지어 보도했다.
기아차 측은 이 같은 보도에 대해 "인도 진출을 2년여 검토하고 주 정부 등을 상대로 협상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투자 대상 지역이나 규모 등이 최종적으로 확정됐다고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르면 이달 말 기아차와 인도 주 정부가 관련 투자 계약을 마무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 현대차그룹은 최대 시장 중국에서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여파로 고전하고 있어 인도 등 다른 신흥 시장에서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하는 상황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여러 차례 인도에 실사팀을 파견해 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등 인도 제조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는 승용차에 대한 관세가 60%에 달하기 때문에 현지 생산이 필수적이지만 기아차는 인도에 공장이 없는 상태다.
대신 현대차그룹은 현재 인도에 현대차[005380] 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현대차는 첸나이의 두 공장에서 연간 총 65만 대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시장에서 2015년보다 5.1% 늘어난 50만537대를 판매했다. 시장점유율은 17.0%로 일본 스즈키 자회사인 마루티스즈키(139만대·47%)에 이어 2위다.
기아차가 인도에 공장 건설한다면 소형 승용차와 소형 SUV 위주로 생산 라인을 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에서는 대형차보다는 소형 차량이 인기가 높다.
그동안 기아차가 검토한 대상은 안드라프라데시 주와 서부 구자라트 주, 마하라슈트라 주 등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안드라프라데시 주 아난타푸르 지역은 현대자동차 제조공장이 있는 타밀나두 주, 인도 정보기술(IT) 중심도시 벵갈루루, 현대자동차 R&D 센터가 있는 하이데라바드 등과 상대적으로 가까운 점이 강점으로 평가된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인도 주 정부 측에서 진행 중인 협상에 유리한 토대를 만들고자 확정되지 않은 내용을 기정사실로 해 현지 언론을 통해 알리는 측면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ra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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