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스타' 샤넌 "톱4 진출 충격…보이프렌드 우승할만 했죠"

입력 2017-04-18 08:00   수정 2017-04-18 08:36

'K팝스타' 샤넌 "톱4 진출 충격…보이프렌드 우승할만 했죠"

"영국서 건너와 가수 도전…소녀시대 '지' 뮤비에 반해"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가수가 되기 위해 영국에서 한국으로 건너온 용기만큼 샤넌(19)은 대찼다.

말 한마디마다 음악적인 욕심이 넘쳤고 완벽해야 한다는 집착도 강해보였다.

SBS TV 'K팝 스타 6-더 라스트 찬스'에서 박효신의 '숨'을 부르던 중 감정 과잉으로 눈물을 쏟으며 노래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던 모습과 달랐다.

'톱 4'에 진출했지만 결승을 코앞에 두고 탈락한 샤넌과 지난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만났다.

그는 "원래 표현을 잘 못 하는 성격인데 '숨'을 부르며 가사를 곱씹다 보니 공감이 돼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며 "노래하면서 진심으로 감정을 느낀 게 오랜만이었다. 컨트롤이 안 될 정도였다. 경쟁이니 심사위원의 지적이 100% 공감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2014년 데뷔했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인 'K팝 스타 6'에 도전해 관심을 모았다. 가요계의 쓴맛을 한차례 경험한 터라 이 프로그램이 터닝포인트가 되길 기대하는 마음도 컸을 듯했다.

그는 "난 현실적이어서 데뷔하면 바로 잘 될 것이고 유명해질 거란 생각을 안 했다"며 "물론 욕심이 많다 보니 앨범을 빨리 내 성과를 내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돼 조금 속상하긴 했다. 하지만 다 시기가 있는 것 같아 내려놓았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그런 마음 때문에 데뷔한 가수로서 이 프로그램에 출연했지만 자존심을 세울 필요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단지 노래를 하고 싶은 샤넌이 도전하는 것이니 자존심을 세울 필요가 없었어요. 물론 경쟁이니 비교가 될 텐데 자존심을 앞세우지 않으니 기분이 상하지도 않았고요. 긍정적인 도전이었죠."

때를 기다린 덕인지 이 프로그램은 그의 얼굴과 목소리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그는 결승 진출에 실패한 데 대해 "아쉬웠지만 '톱 4'까지 진출한 것만 해도 내겐 충격"이라며 "데뷔한 가수여서 기대감이 높아 오히려 빨리 떨어질 줄 알았는데 심사위원의 조언과 시청자들의 응원 덕에 올라갔다"고 말했다.

그는 직접 무대를 만들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에 도전해보고 자신의 성격이 넘지 못한 선도 넘으며 큰 경험을 했다고 돌아봤다.

"제가 완벽에 대한 집착이 있었어요.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성격이고요. 그런데 'K팝 스타 6'를 하다 보니 너무 완벽해지려는 게 독이 됐고 '아니다'란 평가를 받았죠. 그래서 깨달았어요. 있는 그대로 해도 충분하다는 걸요."

그중 심사위원 박진영과 양현석의 조언은 가슴에 콕 박혔다고 했다.

그는 "완벽하게 부르는데 감정 이입을 못해 기계처럼 부른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나 역시 고민한 대목인데 박진영 심사위원이 말해주니 확실하게 느껴지더라. 그런 부분을 고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양현석 심사위원과 대화를 나누면서 나중에 가수로 활동할 때의 조언도 들었다"며 "'대중에게 다가가려 하지 말고 다가오게끔 해라. 대중이 좋아할 만한 곡을 하려 하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곡을 하라'고 말씀해주셨다"고 덧붙였다.

'톱 4'에서 경쟁한 보이프렌드, 퀸즈, 민아리가 그룹으로 승부해 솔로로 나선 부담도 있었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생방송 무대에 올라갔을 때 난 퍼포먼스를 하는 솔로여서 그룹처럼 무대를 채울 수 있을지 걱정됐다"며 "대중이 어떻게 봐줄지 스트레스가 쌓여 힘들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이내 긍정적인 대답이 다시 돌아왔다.

"솔로였기에 선택할 수 있는 음악 장르의 폭이 넓었어요. 파트를 나눌 필요가 없었고 스타일을 결정하는 부분에서도 더 자유로웠죠."

최연소로 우승한 11세 소년 듀오 보이프렌드(박현진, 김종섭)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박현진은 방송에서 샤넌의 팬을 자처하며 "방송을 하면서 더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샤넌은 "보이프렌드가 정말 잘하더라"며 "둘이 잘 어울리고 밝은 성격이 무대에서 나오더라. 우승할 만한 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현진이가 날 좋아해 처음에 마주쳤을 때 도망갔다"며 "눈도 피했는데 계속 같이 올라가다 보니 다가와 말을 걸면서 친해졌다"고 웃었다.

영국 출신인 샤넌은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국적인 이미지가 매력이어서 캐나다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오아이 출신 전소미 '닮은꼴'로 불리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혼혈이어서 비슷하게 보였나 보다"며 "소미와 개인적으로 친하다. 소미가 예쁘지 않나. 닮았다고 하니 좋다"고 웃었다.

런던에서 자란 그가 한국행을 택한 건 어느 날 우연히 유튜브에서 소녀시대의 '지'(Gee) 뮤직비디오를 보고서다. 신선함을 느낀 그는 2011년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품고 한국으로 왔다.

"'지' 뮤직비디오를 보는데 음악과 스타일이 남달랐어요. 엄마에게 저도 한국 사람이니 도전해보겠다고 상의했죠. 깊이 생각하고 선택했어요. 처음에 왔을 때는 한국어를 알아듣기만 하는 수준이었는데 볼펜을 입에 물고 또박또박 읽으면서 연습했어요. 'ㄹ' 발음이 가장 어려웠죠. 하하."

지금의 소속사에 발탁된 것은 SBS TV '놀라운 대회 스타킹'에 출연해 '오페라의 유령' OST 곡을 부른 게 계기가 됐다.

그는 "영국에서 오페라와 뮤지컬을 했다"며 "뮤지컬 '레미제라블', '라이온킹', '빌리 엘리어트' 등에 출연했는데 뭔가 갈증이 느껴졌고 아르앤드비(R&B) 팝 등에 관심이 갔다"고 말했다.

그의 쌍둥이 오빠인 크리스천과 조나 리스는 영화배우로 활약 중이다. 이들은 세계적인 거장 마테오 가로네 감독의 영화 '테일 오브 테일즈'에 신비로운 쌍둥이로 출연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오빠들이 그곳에 함께 가지 않아 안타까워했지만 나의 선택을 존중해줬다"며 "누가 등 떠밀어 억지로 온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걸 찾아온 것이니 뭔가를 이뤄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엄마에 대한 애틋한 마음도 나타냈다.

"엄마가 아빠와 이혼한 뒤 홀로 저를 키우셨어요. 지금은 영국인인 새 아버지와 재혼하셨고요. 엄마는 발레, 피아노, 탭댄스 등 제가 하고 싶은 걸 다 시켜주셨어요. 인내심이 강해 그만큼 많은 걸 포기하며 고생하셨죠. 이젠 제가 엄마에게 기댈 수 있는 딸이 되고 싶어요. 엄마가 한 번씩 여행을 가고 싶다고 하시는 데 성공해서 꼭 보답하고 싶어요."

그는 하반기 새 앨범을 낼 예정이다.

mim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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