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아프리카를 떠나 이탈리아로 향하던 난민들이 지난 사흘 간 대거 구조됐다.
카를로타 사미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17일 "주말 동안 35척의 배가 60건의 구조 작업을 벌인 결과 약 8천300명의 난민을 구해냈다"고 발표했다.
구조 작업에는 이탈리아 해안구조대와 독일 해군 등 유럽연합(EU) 차원의 구조 인력, 민간 난민 구호 기관뿐 아니라 민간 상선도 일부 참여했다고 사미 대변인은 밝혔다.
또, 주말 동안 지중해에 목선과 고무보트 등 난민선이 대량으로 몰리며, 일부 구조 단체는 40시간 연속으로 구조 작업에 매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산부 1명을 포함해 난민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사망자 수는 최소 20명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구조된 난민들 가운데에는 보호자를 동반하지 않은 미성년 난민이 상당수 포함돼 있으며, 일부 성인 남성들의 경우 화상과 채찍에 맞은 상처를 포함해 고문 흔적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난민들의 출발지인 리비아에서는 난민 밀수업자들이 난민들의 가족들에게 돈을 뜯어낼 목적으로 난민들을 감금한 뒤 고문하는 일이 횡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구조된 난민들은 이탈리아 항구로 속속 도착하고 있다.
이탈리아 해안경비대는 이날 시칠리아 섬 북동부 항구 메시나에 난민 약 1천200명이, 카타니아 항구에는 난민 1천180여 명이 들어왔다고 밝혔다.
올 들어 현재까지 이탈리아에는 전년에 비해 약 30% 늘어난 총 2만9천 명의 난민이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으며, 해상 날씨가 좋은 봄철에 접어듦에 따라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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