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임 개헌 추진 파라과이 대통령, 내년 대선 불출마 선언

입력 2017-04-18 05:02  

중임 개헌 추진 파라과이 대통령, 내년 대선 불출마 선언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오라시오 카르테스 파라과이 대통령이 내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카르테스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대통령 중임을 허용하는 헌법 개정안의 의회 통과 여부와 상관없이 내년 4월에 치러지는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고 라 나시온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이는 최근 불거진 대통령 연임 허용 개헌안을 둘러싼 국내 갈등을 의식해 내린 선택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달 31일 카르테스 대통령 연임을 허용하는 개헌안의 상원 통과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의회 건물에 난입해 유리창을 깨고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다.

개헌안에 반대하는 제2 정당인 정통급진자유당의 청년단체 지부장이 당사에 진입한 경찰의 고무총탄을 맞고 숨지기도 했다.

시위는 상원이 대통령의 연임을 가능하게 하는 개헌안을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본회의장이 아닌 상원 사무실에서 비밀리에 통과시킨 데 대해 야권과 일부 국민이 반발하면서 촉발됐다.

남미 파라과이는 1954∼1989년 알프레도 스트로에스네르의 오랜 군부 독재를 경험한 후 1992년 독재 회귀를 막기 위해 헌법으로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채택했다.

그러나 2013년 집권한 우파 홍색당의 카르테스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는 2018년 다시 한 번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개헌을 추진했다.

야당은 개헌에 대해 파라과이의 민주주의를 약화하고, 독재의 길을 터놓는 것이라며 격렬히 반대했다.

파라과이 재계도 카르테스 대통령이 정국안정과 경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연임을 추진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상원에서 의결된 개헌안은 현재 개헌안에 우호적인 하원에 계류 중이다. 개헌안은 하원에서 통과된 후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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