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중국 매각 논란…타이어업계 "후폭풍 우려"

입력 2017-04-18 11:01  

금호타이어 중국 매각 논란…타이어업계 "후폭풍 우려"

우선협상대상자 더블스타 반박…"최상의 시너지 창출"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글로벌 14위의 대기업 금호타이어가 중국업체 더블스타로 인수될 가능성이 점점 커지면서 국내 업계를 중심으로 '매각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허와 방산(防産) 등 핵심 기술 유출, 인력 구조조정 등이 이뤄질 수 있고, 과거 쌍용차를 인수한 상하이차처럼 '먹튀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와 관련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8일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금호타이어의 채권단과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가 잔금 지급, 정부 승인 등의 절차를 정상적으로 마무리하게 되면 금호타이어의 새 주인은 더블스타가 된다.

국내 업계는 금호타이어가 더블스타로 넘어가면 무엇보다 핵심 기술이 고스란히 중국으로 빠져나가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지난해 말 현재 874개의 특허를 갖고 있다. 이 가운데 전 세계 시장에 통용되는 국제 특허도 50여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어업계 관계자는 "타이어 산업이 자리를 잡으려면 기술력, 브랜드 인지도, 유통망 등을 두루 갖춰야 하기 때문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며 "더블스타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이 같은 메리트를 한 번에 모두 갖고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금호타이어는 국내 타이어 기업 중에 유일하게 방산업체로 지정돼있다는 점도 향후 논란이 될 수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우리나라 군에 전투기용 및 군용 트럭 타이어를 납품하고 있다. 외국인투자촉진법상 외국 기업이 방산물자 생산 기업을 인수하려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더욱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보복'으로 여론이 나빠진 상황이라 야당의 대선주자들도 금호타이어를 중국업체에 넘기는 것에 연이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대해 산업부는 "금호타이어 매각 신청이 들어온다면 국방부, 방위사업청과 협의해 판단을 내리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더블스타에 인수되면 금호타이어 제품의 가치가 떨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금호타이어의 상표를 쓰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면 기존 거래처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매각작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금호타이어의 1분기 해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 가량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같은 기간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정되는 내수 매출과는 반대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박삼구 회장의 경영권이 유지될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라 매출에 큰 영향이 미치지 않고 있다"며 "반면 금호타이어의 해외 거래처는 더블스타 매각 이슈가 나오면서 상당히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또 자산규모가 금호타이어보다 훨씬 작고 글로벌 기업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더블스타가 앞으로 정상적인 투자를 진행해 나갈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반박하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더블스타가 채권단과 정상적인 계약절차를 거쳐 금호타이어를 인수한다면 법적으로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중국 안방보험에 팔린 동양생명처럼 매각 후에도 꾸준히 실적을 올리며 고용을 유지하는 업체가 여럿 있다는 점에서 중국기업에 편견을 가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방산 문제의 경우도 금호타이어의 매출에서 방산 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으로 미미하기 때문에 군사 기밀 보호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 반론 역시 만만치 않다.

실제로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면 '윈윈'하며 최상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승용차용 타이어의 강자인 금호타이어와 트럭·버스용 타이어 제품에 강한 더블스타가 합해지면 글로벌 10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블스타는 "우리 회사는 중국 내 관련 업체 중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며 "금호타이어와는 이해관계가 상충하지 않기 때문에 인수에 성공하면 최상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coo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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