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청소년 6만8천명 분석…"전자담배 규제·교육 강화해야"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담배를 많이 피우는 청소년일수록 전자담배 사용도 잦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조홍준·이정아 교수팀은 질병관리본부의 2015년 청소년 건강 행태 온라인조사에 참여한 전국의 중·고교생 6만8천43명을 대상으로 전자담배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청소년 중 전자담배를 한 번이라도 사용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은 10.1%(6천656명)였다. 또 이 중 7.5%(505명)는 조사 당시를 기준으로 매일 전자담배를 사용하고 있었다.
전자담배 사용 빈도는 흡연량과 비례하는 특징을 보였다.
하루에 20개비 이상 담배를 피우는 청소년 중 55.1%가 한 달에 10일 이상 전자담배를 사용했다. 반면 하루 1개비 이하로 흡연량이 적은 청소년은 전자담배 사용률이 9.1%에 머물렀다.
이정아 교수는 "전자담배가 청소년에게 금연효과를 가져온다고 입증된 연구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전자담배로 인한 뇌의 인지기능 저하가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이유도 흡연량에 따라 달랐다.
흡연량이 적으면서 전자담배를 사용하는 청소년들은 가장 큰 이유로 '호기심'(22.9%)을 꼽았다. 다음으로는 '담배보다 건강에 덜 해로울 것 같아서'(18.9%), '금연하기 위해'(13%), '실내에서 담배 대신 피우기 위해'(10.7%)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전자담배를 월 10회 이상 자주 이용하는 청소년들은 '금연하기 위해'(21%), '실내에서 담배 대신 피우기 위해'(19.5%) 등의 순으로 그 이유를 꼽았다.
조홍준 교수는 "비흡연 청소년 중에서도 9.5%가 호기심 등의 이유로 전자담배를 한 달에 10회 이상 사용하고 있었다"면서 "비흡연자의 전자담배 사용은 결국 흡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청소년의 전자담배 사용에 대한 규제강화와 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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