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이름 붙여주고 말 걸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인공지능이 일터로 들어오는 가운데 인간이 로봇과 공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간 직원들은 사무실에서 인간이 하던 일을 대신하는 소프트웨어 로봇에게 여자 이름을 지어주고, 말을 걸며 심지어 창가 자리까지 내준다.
인도 벵갈루루에 있는 ANZ 은행 사무실의 직원들은 새 로봇 동료에게 '락슈미'라는 부드러운 여자 이름을 붙였다. 일본에서 일본생명보험의 직원들은 로봇을 '로보미-짱'이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ANZ의 임원 판카잠 스리데비는 직원들이 로봇을 인간처럼 대하면서 말을 건다고 했다. 그는 "사람들이 로봇을 너무 좋아해 창가 자리를 줄 때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로봇은 24시간 일하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다. 개발자들은 보통 이 로봇들이 사람 2∼3명의 일을 하도록 한다.
로봇에게 이름과 성격을 주는 것은 흔하다고 소프트웨어 로봇 개발업체 블루프리즘의 알라스테어 베스게이트 최고경영자는 말했다. ANZ의 스리데비 등은 직원들이 새 소프트웨어를 받아들이고 일자리가 위협받는다는 걱정을 더는 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새 기술을 사무실 조직에 통합시키는 데는 여전히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자동화로 휘하의 직원 수가 줄어든 관리자는 권한이 약해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벵갈루루에서는 인간뿐 아니라 로봇도 매니저의 관리하에 있는 것으로 인정해준다.
로봇의 이름을 정하는 것에는 익숙한 패턴이 있다. 지능적인 소프트웨어에 여성의 인격을 부여하는 것이다.
비슷한 경향은 아마존의 알렉사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코타나 같은 디지털 음성 비서에서도 나타난다. 여성이 지배적이며 애플의 시리만이 남성 목소리도 대안으로 제공한다.
로봇 변호사 리사의 공동창업자 크리시 라이트풋은 "사람들은 까다로운 문제에서 남자보다 여자를 대하는 것을 더 편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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