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대 제조업자 단체, 가스 수출 제한 요구

입력 2017-04-18 11:45  

호주 최대 제조업자 단체, 가스 수출 제한 요구

호주산업그룹, 총리·야당 대표에 적극 개입 요청 서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호주가 주요 수출품목 중 하나인 천연가스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전력 부족 우려에 따른 에너지 위기로 국내 가격이 급등하는 데다 조만간 공급 부족 사태마저 우려되면서 특히 호주 제조업체들이 단단히 뿔이 났다.






6천여개 기업이 가입한 호주 최대 제조업자 단체인 호주산업그룹(AI 그룹)은 17일 맬컴 턴불 총리와 주요 야당인 노동당의 빌 쇼튼 대표에게 서한을 보내 가스 문제에 적극적인 개입을 촉구했다고 호주 언론이 18일 보도했다.

AI 그룹의 이네스 윌록스 회장은 서한에서 주요 가스 수출업체들에 국내 공급물량을 늘리도록 압력을 강화하고 수출 제한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윌록스 회장은 특히 국내 공급 부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도 제시했다.

수출업체들이 아시아 시장의 가스 가격이 더 싼 만큼 기계약분을 해외에서 사 충당하는 대신 애초 수출 예정인 호주 내 생산물량을 국내 수요로 돌리도록 하자는 내용이다.

이 방법이 성사되면 가스는 1 GJ(기가줄) 당 약 9.50 호주달러에 이용할 수 있고, 이는 현재 계약 갱신 때 제시되는 1 GJ 당 12~22 호주달러보다 많이 싸다는 것이 윌록스 회장의 설명이다.

조시 프라이든버그 연방 에너지장관은 이런 제안에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총리가 현 상황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모든 방법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고만 밝혔다. 야당의 쇼튼 대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앞서 가스 부족 사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자 턴불 총리는 지난달 중순 주요 가스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불러모아 논의를 한 바 있다.

턴불 총리는 이 자리에서 "가스 핵심 수출국으로서 국내 소비자들이 충분히 가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으며 받아들일 수도 없다"라고 강조하면서 필요하다면 수출 통제를 할 수도 있다는 뜻도 내비쳤다.

현재 호주 동부지역의 가스 협정가격은 종전 사상 최고가인 GJ 당 3~4 호주달러 수준을 넘어 5~6 호주달러 혹은 그 이상으로 급등한 상태다.

하지만 제조업체들은 새로 계약을 하면서 12 호주달러 이상을 치르고 있으며, 올해 중반 겨울철 물량의 경우 20 호주달러 이상을 제시받고 있다고 일간 오스트레일리안 파이낸셜 리뷰(AFR)는 전했다.

호주는 가스 매장량을 볼 때 추가로 생산할 여력은 충분하지만, 뉴사우스웨일스(NSW)주와 빅토리아주의 경우 환경영향 등 주변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해 시추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다.

반면 퀸즐랜드주는 지난 주말 가스 공급 부족에 대비해 생산라인 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며 연방정부의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

cool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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