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가운데 거의 절반이 밀렵과 불법 벌목·어로 등 야생 동·식물 불법 거래로 위협받고 있다고 18일(현지시간) 세계자연기금(WWF)이 밝혔다.
이날 BBC와 영국 통신사 '프레스 어소시에이션(Press Association)에 따르면 WW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의 45%가 밀렵, 불법 벌목과 어로, 희귀종 밀거래에 시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 거래 규모는 150억 파운드(약 21조4천352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네스코는 세계적으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위협에 처한 생물종의 서식지여서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한 지역 등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200여 곳이 등재돼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세렝게티 평원에서부터 남아메리카 에콰도르의 갈라파고스 제도에 이르기까지 상당수 세계자연유산이 불법 야생동식물 불법거래의 표적이 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 가운데 최소 43곳에서 코끼리, 코뿔소, 호랑이 등의 밀렵이, 26곳에서 흑단(ebony) 등 가치가 높은 수종에 대한 불법 벌목이 보고됐다. 해양·해안 자연유산 39곳 가운데서는 18곳에서 불법 어로행위가 보고됐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세계자연유산의 약 50%에서는 눈표범과 천산갑(穿山甲) 등 국제법의 보호를 받는 멸종위기종의 포획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자연유산은 전 세계 호랑이의 3분의 1, 아프리카코끼리의 40%가 서식하고 있을 만큼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들에 중요한 지역이다.
이들 지역에서 밀렵과 벌목 등 불법 행위는 자연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자연유산은 해당 지역에 관광 일자리와 깨끗한 물 등을 공급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산림파괴는 전 세계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증가시켜 지구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현재의 불법 거래 규제 조치들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결론을 내리면서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과 세계유산협약간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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