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중국 대학 교내에서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진단 키트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18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하얼빈의과대학 학생들은 지난 16일 음료수 등 자판기옆에 생소한 자판기를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에이즈 진단 키트를 판매하는 자판기가 버젓이 비치된 것이다.
대학측은 에이즈바이러스(HIV) 확산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최근 수년간 에이즈바이러스에 감염되는 학생들이 급격히 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대학측은 이 진단키트를 30 위안(4천800원)에 판매하고 있다. 학생들은 자판기에서 키트를 구입한뒤 소변을 묻혀 보관함에 넣어두면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직원이 수거해 검사를 한 뒤 홈페이지에 결과를 올려놓는다. 이 모든 과정은 익명으로 처리된다.
하얼빈의대에 앞서 하얼빈이공대학에도 에이즈 진단키트 자판기가 설치됐으며 전국적으로 현재 5개 대학에 자판기가 설치돼있다.
하얼빈의대의 한 학생은 학교의 조치를 환영한다면서 자신은 검사를 받아볼 생각이며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은 여전히 자판기에서 키트를 구매하는 것을 부끄러워한다고 그는 덧붙였다.
중국 CDC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현재 에이즈바이러스 보균자나 에이즈환자 수는 65만4천명으로 등재돼있지만 실제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1∼9월 신규 에이즈 환자 9만6천명 가운데 94%가 성관계에 의해 전염됐으며 어린 학생들과 은퇴자 그룹이 에이즈 확산이 가장 빠른 그룹에 속한다고 중국 CDC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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