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작년 8월 지진이 강타해 마을 전체가 폐허가 된 이탈리아 중부 산악 도시 아마트리체의 시장이 지진 잔해를 배경으로 셀피(셀프카메라 사진)를 찍는 관광객들의 행태에 분노를 나타냈다.
세르지오 피로치 아마트리체 시장은 17일 이탈리아 방송 TG3와의 회견에서 "잔해 더미 옆에서 셀피를 찍으려면 아마트리체에 오지 말라"고 말했다.
피로치 시장은 "오늘 아침에도 지진으로 파괴된 건물 옆에서 사진을 찍는 일부 관광객들을 보고 놀라 이들을 쫓아버렸다"며 자연 재해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의 비극을 단순히 사진 촬영의 대상으로 삼는 사람들을 비난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아마트리체의 아름다운 산과 주변 환경을 보려 오는 사람들은 그들이 비극의 현장을 존중하는 한 환영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마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아펜니노 산맥 기슭에 자리한 아마트리체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 중 하나로 꼽히던 곳이었으나 작년 8월24일 발생한 규모 6.0의 지진으로 구 시가지의 4분의 3이 파괴되고, 약 230여 명의 주민이 건물 잔해 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아마트리체는 이후 올 초까지 이 일대에서 이어진 규모 6 안팎의 지진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도시의 상징물이던 중세 시계탑까지 완전히 무너져내리고, 수 천 명의 이재민이 아직도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한편, 아마트리체가 속한 중부 라치오 주의 니콜라 진가레티 주지사는 트위터에 "피로치 시장에게 최대한의 연대를 표명한다"며 "(지진으로 인한)비극과 그 이후 수 개월 동안의 복구 작업을 단순한 호기심이나 기념품으로 전락시켜서는 안된다"는 글을 남겼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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