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 최고조 치닫는데 트럼프 함대는 '서행중'

입력 2017-04-19 01:53  

한반도 긴장 최고조 치닫는데 트럼프 함대는 '서행중'

WP "한반도서 3천마일 떨어져 있어…반대방향 이동 관측도"

"예상만큼 빠른 속도로 움직이지 않아"…25일께 동해상 진입 예상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옥철 특파원 = 북한 핵위협에 대한 대응으로 대북 선제타격이 논의되는 등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로 치닫고 있음에도,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CVN 70)가 매우 천천히 진입하거나 오히려 반대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현지시간) '군사타격 논의에도 실제 트럼프의 함대(armada)는 한국에서 멀어져 간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 해군 사진, 디펜스뉴스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애초 미 태평양사령부 해리 해리스 사령관은 지난 8일 미 해군 항모(칼빈슨호)가 싱가포르에서 북쪽으로 이동해 서태평양으로 진입하도록 명령했다고 발표했다.

태평양사령부는 칼빈슨호 배치를 이 지역의 '제1 위협'에 직접 대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령부가 말한 위협이란 북한의 지속적인 핵무기 개발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지칭한 것이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도 11일 칼빈슨호가 '그 지역으로 북상 이동중'이라고 확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우리는 함대를 보낼 것이다. 매우 강력한 함대"라고 말했다.

미국 매체들도 열성을 다해 관련 뉴스를 보도했다. 폭스뉴스는 함대가 북한을 향해 진격중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는 해군에 의해 배포된 최근 사진을 보면 사정이 다르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렇다는 것이다.

15일 배포된 사진에는 칼빈슨호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는 장면이 포착됐다. 결국 그날까지는 칼빈슨호가 인도양에 있었다는 얘기라고 워싱턴포스트는 부연했다.

북한 군이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를 펼치고, 언론이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을 점치던 그 순간에도 미군 폭격기를 실은 칼빈슨호는 한반도에서 남서쪽으로 3천 마일(4천830㎞)이나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또 디펜스뉴스 보도에 따르면 칼빈슨호는 인도양에서 예정돼 있는 호주 군과의 정기 훈련을 위해 실제로는 한반도와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었던 것으로 관측된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태평양사령부 또는 태평양함대가 즉각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태평양함대 클레이튼 도스 사령관은 미 항모 칼빈슨호가 서태평양으로 이동하고 있다고만 했을 뿐 정확한 위치를 확인해주지 않았다.

한반도 해역으로의 칼빈슨호 배치는 중국의 신경을 건드렸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폭풍우 구름이 몰려들고 있다"며 경고했다.

반면 중국 매체들은 칼빈슨호의 배치가 늦어진 사실을 비꼬는 투로 환영하기도 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심하게 속았다. 남한이 절박하게 기다리고 있는 미 항모는 어디에도 오지 않았다"고 썼다.

칼빈슨호의 이런 진로가 오해인지, 아니면 의도적인 혼동 작전인지를 놓고도 분석이 엇갈린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진단했다.

중국 푸단대학 한반도연구센터의 한 전문가는 "미국에 의한 정교한 심리전 또는 허세 작전"이라며 "긴장국면에서 심리전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전략예산평가센터의 선임연구원 로스 배비지는 "분명히 엄포 이상"이라며 "허세라면 진지하지 않은데, 내 이해로는 미 행정부는 지금 절대적으로 진지하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칼빈슨호의 대북 전진 배치에 앞서 중국에 약간의 말미를 주고 대북압박을 강화하도록 하는 전략을 쓰는 것일 수도 있다고 해석했다.

매티스 장관은 이와 관련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로 향하면서 기자들에게 "북한 지도자가 미사일을 쏘면서 무분별하게 뭔가 도발을 감행하는 걸 잘 알지 않느냐"면서 "이걸 보면 우리가 마라라고 회담 이후 왜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제반 정황을 종합해보면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많은 매체들이 추측한 것만큼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연구소 뉴스는 칼빈슨호가 호주 항구로의 정박 요구는 취소했지만 해상훈련 일정까지 모두 없앤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

해군연구소 뉴스는 칼빈슨호가 한반도 인근으로 진입하는 데 1주일 이상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 소식통은 이와 관련해 "미국은 우리 정부와 칼빈슨 항모 전단이 참가하는 연합훈련을 협의 중"이라며 "칼빈슨호는 동해안으로 진입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발언 대로라면 칼빈슨호는 오는 25일께 동해상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oakchul@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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