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못 걸도록 변속기 '드라이브'에 놓고 결사 저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12세 소녀가 기지를 발휘해 차량 절도범을 붙잡은 사연이 화제를 낳고 있다.
18일(현지시간)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브랜디 와일러는 지난 15일 오후 버지니아 주 부시 가든스에서 차량 2대가 충돌한 교통사고 현장에 차를 세웠다.
와일러는 차 안에 매디(12)와 몰리(7)를 놔두고 교통사고 희생자들을 돕기 위해 현장으로 다가가면서 911신고를 했다. 그런데 갑자기 한 사내가 벌떡 일어나 자신의 차량으로 달려갔다.
폴 샐스먼이라는 이름의 이 사내는 열려진 창문으로 손을 집어 넣어 차문을 연 뒤 운전석에 앉았다. 그는 차량 절도범이었다.
이때 차 안에 타고 있던 매디가 샐스먼의 안면을 주먹으로 때리면서 소리를 질렀다. 매디는 이어 침착하게 변속기를 '드라이브'에 갖다놓았다. 차량 절도범이 시동을 걸지 못하도록 기지를 발휘한 것이다.
특히 동생 몰 리가 차에서 내린 것을 확인한 뒤 차량절도범의 눈을 찌르는 등 결사적으로 저항했다. 와일러는 신속하게 차로 돌아와 딸과 합세해 차량 절도범 샐스먼을 공격했고, 출동한 경찰에게 인계했다.
샐스먼은 마약을 흡입한 상태였으며 이들이 도착하기 전 2차례나 차량 절도를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매디는 지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결사적으로 달려들었다"면서 "차량 절도범이 차에 들어왔을 때 '그는 사이코다. 그를 차 밖으로 내쫓아야 한다'는 생각 외에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고 했다.
승마광인 매디는 이어 "나는 평소 무게 1천500파운드(약 680㎏) 나가는 동물을 컨트롤하는데 차량 절도범쯤 하나는 충분히 다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환하게 웃었다.
그녀는 현재 손목 뼈 골절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와일러는 "딸의 부상은 완치될 것이지만 사랑하는 딸을 바꿀 수는 없다"고 눈시울을 붉혔다고 방송은 전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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