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길이가 1.55m에 달하는 거대한 배좀벌레조개(shipworm)가 필리핀에서 처음 발견됐다고 영국 가디언과 B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노스이스턴대 해양과학센터의 대니얼 디스텔 박사가 이끄는 다국적 연구팀은 최근 필리핀 남부 민다나오에서 살아있는 배좀벌레조개 5미를 채취하는 데 성공했다.
배좀벌레조개의 존재는 200여 년 전 야구방망이같이 생긴 조개의 패각(껍데기) 화석이 발견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하지만 살아있는 배좀벌레조개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이번에 발견한 배좀벌레조개들은 길이가 1.55m, 지름이 6cm에 달하며 검정색이라고 밝혔다.
조개는 탄산칼슘 성분의 튜브 모양 껍데기 안에서 진흙 속에 머리를 거꾸로 박은 채 살아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스텔 박사는 "사람들은 이런 조개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으나 조개에 대한 간단한 사실 정도도 알지 못했다"며 "조개는 희귀하고, 수수께끼 같은 존재였다"고 밝혔다.
조개를 찾게 된 계기도 흥미롭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당시 필리핀에서 연구 중이었던 디스텔 박사는 필리핀 어부들이 배좀벌레조개를 잡아 요리해 먹는 장면을 담은 유튜브 동영상을 보고 조개의 서식지를 알 수 있었다.
그는 "우리는 수년간 학술 자료들을 모두 뒤졌지만 조개를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유튜브를 통해 찾아냈고, 이는 소셜미디어의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배좀벌레조개에 관한 논문은 국제 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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