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속구는 익숙해지는 것…변화구에 적응하며 많은 것 배워"
(서울=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에릭 테임즈(31·밀워키 브루어스)의 완벽한 메이저리그 적응력에 미국 스포츠매체들도 감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
19일(한국시간) MLB닷컴의 필 로저스 칼럼니스트와 USA투데이의 밥 나이팅게일 칼럼니스트는 각각 '테임즈가 맹공으로 의구심을 잠재웠다.', '실패자에서 갓(신)으로, 테임즈의 놀라운 메이저리그 귀환기'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테임즈의 메이저리그 적응력을 집중 조명했다.
두 기사는 모두 테임즈가 '세계에서 직구 속도가 가장 빠른 리그'인 메이저리그의 빠른 공에 어떻게 적응했는지를 파헤쳤다.
그러면서 테임즈가 2014∼2016년 NC 다이노스 소속으로 뛰었던 KBO리그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살펴봤다.
테임즈는 메이저리그의 빠른 직구에 적응했음을 숫자로 보여줬다. 전날까지 7개의 홈런으로 메이저리그 홈런 선두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3개는 시속 155㎞ 강속구를 받아쳐 만든 홈런이었다.
테임즈는 "빠른 공은 계속 보면 익숙해진다. 몸이 적응한다. 시속 155㎞ 공을 치는 게 쉽다는 게 아니라, 더 잘 반응하게 된다는 것이다"라며 자신의 직구 대응력을 의심한 적이 없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은 시속 142∼146㎞의 상대적으로 느린 공을 던졌다. 하지만 스플리터 등 구속을 낮춘 공과 변화구를 섞어 던졌다. 그러면 시속 146㎞ 공도 시속 163㎞로 보이게 된다"고 한국 투수들의 특징을 설명했다.
테임즈는 변화구에 취약했다. 그는 한국에 오기 전 미국에서 뛸 때를 떠올리며 "타석에서 90㎝ 안으로만 공이 들어오면 방망이를 휘둘렀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MLB닷컴은 "테임즈는 한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이런 공을 치는 법을 배워야 했다"고 전했다.
테임즈는 USA투데이에 '적응하지 못하면 치즈버거를 팔아야 할 것'이라는 각오로 변화구 적응에 노력했다면서 "타석에서 어떤 자세로 임해야 하는지 배우게 됐다"고 밝혔다.
테임즈는 이런 노력이 메이저리그 적응에 도움을 준 것을 '나비효과'라고 불렀다.
테임즈는 "내가 (한국에 가지 않고) 미국에 계속 있었다면, 나는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 자신에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주고, 너무 많은 것을 하려고 하는 선수였을 것이다. 머릿속이 복잡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곳(한국)에서 나는 많은 것을 읽고, 마음의 평화를 공부했다. 명상하면서 정신적인 훈련을 했다"며 "나는 과정에 집중하고, 결과를 걱정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
그 결과 테임즈는 한국에서 3년간 통산 타율 0.349, 124홈런 등 압도적인 성적을 남겼다. 2015년에는 한국 최초 40홈런-40도루 달성으로 최우수선수(MVP) 영예까지 안았다.
USA투데이는 테임즈가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면서 "한국 팬들은 그를 갓(신)이라고 물렀다. 언제 어디서나 사진과 사인 요청이 따라다녔다"고 전했다.
테임즈가 올 시즌을 앞두고 밀워키와 3년 계약을 체결, 메이저리그로 복귀했을 때는 이런 유명세가 따라오지는 않았다.
그러나 테임즈는 메이저리그 2017시즌 개막 2주일 만에 최고 화제의 인물로 부상했다.
USA투데이는 테임즈가 18일 시즌 7호 홈런을 때린 시카고 컵스전을 마치고 도핑 검사를 받았으며, 동료 라이언 브론도 "2주일 동안 이렇게 야구를 잘하는 선수는 처음 본다"며 놀라워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테임즈는 MLB닷컴에 "초반보다 내가 잘 쳐서 모두가 충격을 받았을 거로 생각한다. 나는 자신 있다. 내가 칠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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