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야속한 로스앤젤레스 타선이었다.
류현진(30)이 마운드에서 힘겹게 대결을 벌이는 동안 다저스 타선은 지긋지긋하게 적시타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메이저리그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홈런 세 방을 포함한 7안타를 내주고 4실점했다.
류현진은 시즌 3번째 정규리그 선발 등판에서도 어깨 수술 전과 같은 위력적인 구위를 보여주지 못했다.
류현진은 팀이 1-4로 뒤진 6회말 2사 후 타석 때 롭 세게딘과 교체돼 시즌 3패째를 당할 위기에 처했다.
일차적으로는 류현진의 구위 저하가 패전 위기의 원인이지만 타선 부진의 책임도 만만찮다.
다저스 타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좌완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류현진이 시즌 2패째를 당한 지난 14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다저스 타선은 상대 좌완 선발 브렛 앤더슨에게 5이닝 동안 3안타 무득점에 묶이면서 0-4로 완패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이 "타자들이 초반에 점수를 뽑아줬다면 결과가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다저스 타선은 류현진이 시즌 첫 선발 등판한 지난 8일 콜로라도전에서도 좌완 선발 카일 프리랜드에게 막혀 1득점에 머물렀다.
류현진은 선발진 잔류 여부를 좌우할 수 있는 이날 시즌 3번째 선발 등판에서 온 힘을 다했으나 다저스 타선은 이번에도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1회말 무사 1루, 2회말 2사 1루, 3회말 1사 1, 2루 기회에서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다저스는 4회말 2사 1, 3루에서 피더슨의 내야안타로 힘겹게 1점을 만회했다.
보다 못한 류현진이 계속된 2사 1, 2루에서 우전 안타를 쳐냈으나 2루 주자 애드리안 곤살레스의 발이 느려 홈으로는 들어오지 못했다.
스콧 반 슬라이크가 3루수 앞 땅볼에 그치며 추가점은 나오지 않았다.
가장 아쉬운 장면은 5회말이었다. 다저스는 볼넷과 몸에 맞는 공으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았으나 4번 야시엘 푸이그, 5번 엔리케 에르난데스, 6번 곤살레스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한 점도 뽑지 못했다.
다저스 타선은 현재 팀 타율 0.245로 내셔널리그 6위지만 좌완 상대 타율은 0.218로 11위까지 떨어진다.
메이저리그 최고 부자 구단인 다저스에서 이날 선발 라인업에 오른 야수들의 올해 연봉을 모두 더하면 4천100만 달러(약 468억원)에 달한다.
메이저리그 최저 연봉 구단인 밀워키 브루어스(6천200만달러)에 육박하는 연봉 규모지만 좌완만 만나며 한없이 작아지는 반쪽짜리 타선인 셈이다.
KBO 리그 한화 이글스 시절에 류현진의 별명은 '소년가장'이었다.
신인 때부터 동료 선수들 도움을 너무 못 받으며 애처로울 정도로 고군분투한다는 의미였다. 그 별명이 새삼 떠오르는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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