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중국시장서 고전하던 일본 공작기계업체들이 최근 웃음을 되찾았다.
중국의 인건비가 급등하자 공장 자동화를 위한 기계 수요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19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최근 중국시장에서 공작기계 수주 등에서 회복 기조가 나타났다.
자동차판매 호조, 스마트폰업체 성장,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 요구가 맞물린 영향이 컸다.
실제 일본 공작기계업체의 중국 공작기계 수주액은 지난 1월 14개월 만에 플러스로 전환한데 이어 2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55.5%나 늘어나며 회복세가 강해졌다.
중국 베이징에서 22일까지 개최되는 공작기계 국제전시회 'CIMT'에서는 일본업체 파낙이 전시한 산업용 로봇 앞이 관람객들로 붐볐다고 한다.
파낙은 2018년 중국 내륙 충칭과 남부 광저우에 판매·서비스 기능과 전시장을 갖춘 '테크니컬 센터'를 개설한다. 1천㎡ 이상으로 넓게 하고, 현지법인 인원도 늘린다.
이나바 요시하루 파낙 회장은 중국에서 인건비가 급등하면서 산업용 로봇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면서 산업용 로봇을 일본에 있는 공장에서 증산할 예정이라고 신문에 밝혔다.
미쓰비시전기는 다롄의 생산거점에서 자동차부품 가공 등에 사용하는 방전가공기 생산을 5월말까지 월간 110대에서 170대로 늘린다. 기계제어용 수치제어(NC)장치도 중국용을 1.5배 늘릴 방침이다.
야마자키마작은 선반 등을 생산하는 중국 내 2공장에 모두 10억엔(약 105억원)을 투자, 설비를 증강한다. 올가을까지 총 생산량을 월간 300대에서 360대로 20% 늘릴 계획이다.
공작기계업체 시티즌머시너리도 중국 공장에서 6월 이후 전년 대비 40% 증산할 방침이다. 오쿠마는 현재 10곳인 중국 내 판매 대리점을 3년 이내에 두 배로 늘린다.
하나키 요시마로 오쿠마 사장은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지역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싶다"라며 중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오쿠마의 영업사원 숫자를 2배로 늘릴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야마자키마작 관계자는 "지금까지 외국기업 합작으로 제품을 만들던 중국 자동차 업체가 독자생산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독자화한 스마트폰 분야도 새로운 투자가 늘었다.
인건비 급등 등으로 중국 제조업 현장은 일손부족이 심각하다. 중국 정부는 기업의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중국제조2025'를 내세워 사물인터넷(IoT) 도입이나 자동화 등을 독려하고 있다.
저비용을 무기로 한 산업구조로부터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하려는 목적에서다. 공작기계는 제조업 강화에 필수적인데, 이 분야에서는 일본제품 평판이 높아 수요가 많은 편이다.
일본 업체들에게 중국은 2016년 수출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이다. 일본 업체들은 앞으로는 이전보다 다양한 기능을 갖춘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며 대비하고 있다.
다만 단가가 높고, 사용연한이 긴 대형기계 수요는 아직 미약하다. 따라서 중국내 공작기계 수요가 최악 국면은 지났지만 본격 회복세를 예단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tae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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