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으로 5천만달러 지급…다시 중국 내 투자에 초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중국의 억만장자 왕젠린(王健林)이 미국 TV 제작사 딕클라크(Dick Clark)프로덕션을 10억 달러에 사려던 계획이 무산된 것은 중국의 자본유출 통제 때문이었다고 확인했다.
다롄완다그룹을 이끄는 그는 19일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지난해 말 이후 시작된 중국 정부의 해외 투자 통제를 비롯해 외국의 보호주의 부상으로 기업들이 받는 압력에 대해 털어놨다.
그는 "정책이 양쪽에서 변해 인수를 포기했다"면서 "미국에는 우리의 인수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 중국의 정책도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급증한 해외 투자로 외환보유액이 축난다는 우려가 있었다.
미국 당국이 완다의 딕클라크 인수를 막으려 했는지는 불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미국 의원들은 최근 중국의 할리우드에 대한 영향력에 우려의 목소리를 높여왔다. 의원 18명은 지난해 가을 보낸 공개서한에서 전략적 미국 기업에 대한 해외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는 현 규정과 관련 "안보의 범위를 선전과 미디어 통제, 소프트파워 기관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왕젠린은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제국을 키워왔다. 다롄(大連·대련)에서 부동산 사업으로 출발한 그는 완다플라자 쇼핑몰 체인을 통해 회사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2012년에는 미국 영화관 AMC를 사들여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시작했으며 다른 극장 체인도 잇따라 인수했다. 지난해에는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사 레전더리엔터테인먼트를 35억 달러(약 4조원)에 샀다.
그는 자신의 투자가 중국에 전략적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완다는 중국의 소프트파워와 문화적 영향력의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는 중국 정부 관리들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했고 왕 회장은 외국에 보유한 자금으로 인수를 마무리하지 않고 계약을 깼다.
그는 "우리는 규정을 지키지 않는 회사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했다. 완다는 딕클라크를 소유한 엘드리지에 5천만달러의 위약금을 냈다.
완다는 대신 다른 많은 중국 기업들처럼 국내 투자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왕 회장이 "동양의 할리우드"라 부르는 항구도시 칭다오(靑島·청도)에 영화 스튜디오를 짓는 80억 달러(약 9조원)짜리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는 서부 청두(成都·성도)에 종합병원 2개를 포함한 의료산업단지를 건설하는데 1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최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국내 산업 발전은 분명히 우리의 초점"이라면서 "중국의 엔터테인먼트 시장, 관광 시장, 스포츠 시장은 막 시작했다. 이런 부분에 투자를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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