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신문, '美와 대립' 시리아·이란·팔레스타인에 공개 '러브콜'
(서울=연합뉴스) 지성림 기자 = 북한이 시리아, 이란 등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중동국가들에 공개적으로 지지를 표명해 눈길을 끈다.
미국과 이들 국가 간의 갈등을 부채질해 새로운 '반미 전선'을 형성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노동신문은 19일 '자주권 수호를 위한 시리아의 투쟁'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지난 17일이 시리아 독립 71주년이라고 언급하며 시리아가 "적대 세력들의 끊임없는 군사적 압력과 제재 책동을 짓부수는 투쟁을 동반한 간고한 길"을 걷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서방의 노골적인 내정간섭과 주권침해, 이들의 지원을 받는 극단세력들의 테러 행위로 시리아에서는 전란과 유혈 참극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시리아 인민은 굴복하지 않고 있다"고 격려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은 내외 적대 세력들의 침략과 테러를 짓부수고 나라의 자주권과 안전을 수호하기 위한 시리아 정부와 인민의 투쟁에 굳은 연대성을 표시하며 적극적으로 지지 성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북한 외무성은 8일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응해 미국이 시리아 공군 비행장을 미사일로 타격한 데 대해 "주권국가에 대한 침략행위"라고 비난하며 시리아를 옹호했다.
이후 북한의 김정은과 바사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서로의 기념일을 맞아 잇따라 축전을 주고받으며 '연대'를 과시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은 별도의 기사로 미국의 금융제재를 받는 이란도 편들었다.
신문은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에 힘을 넣는 이란'이라는 글에서 올해가 북한과 이란의 수교 44주년이라며 "두 나라 인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과의 투쟁에서 한 전호(참호)에 서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신문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과 우주 개발 성과를 소개하며 이란이 "나라와 민족의 이익을 강경히 수호하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우리 인민은 서방의 제재와 압력, 간섭 책동을 짓부수며 자기가 선택한 길을 따라 전진해 나아가는 이란 인민에게 굳은 지지와 연대성을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 직후인 2월 초 이란의 미사일 도발에 대응해 개인 13명과 단체 12곳을 제재 대상에 추가하면서 양국 간에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를 틈타 이란 편 들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노동신문은 또 다른 기사에서 올해가 북한과 팔레스타인 수교 51주년이라며 "우리 인민은 지난 시기에도 그러했지만, 앞으로도 팔레스타인 인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유지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2국가 해법'을 포기하고 노골적으로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드러내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불편한 상황인 점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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