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옥시·롯데마트·홈플러스 등 15개 제품 英 학술지에 공개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국내에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품' 명단이 영국에서 발행되는 저명 국제학술지를 통해 공개됐다. 영국에는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의 최대 가해 업체로 꼽히는 옥시레킷벤키저 본사가 있어 이번 논문 발표의 의미가 크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한국방송통신대 환경보건학과 박동욱 교수와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 홍수종 교수 공동 연구팀은 한국에서 폐 손상을 일으켜 대규모 인명 피해를 낸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의 이름과 피해자 수 등을 영국의 저명 국제학술지 '토털환경과학'(Science of the Total Environment)에 처음으로 공개했다고 20일 밝혔다.
박동욱 교수와 홍수종 교수는 정부 용역으로 가습기 살균제가 폐 손상을 일으키는 인과관계를 연구 중이다.
박동욱 교수는 "그동안 미국 등지의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가습기 살균제 관련 논문은 건강에 미치는 위해 성분을 중심으로 다뤄졌다"면서 "이번 논문은 현재까지 유해성이 파악된 가습기 살균제 제조기업과 폐 손상자 현황을 전문가 그룹에 공개한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논문을 보면 연구팀은 지금까지 폐 손상과 연관성이 입증된 제품으로 ▲ 옥시싹싹 ▲ 롯데마트 와이즐렉 ▲ 홈플러스 ▲ 세퓨 ▲ 아토오가닉 ▲ 베지터블 홈 가습기클린업 ▲ 애경 홈 클리닉 가습기 메이트 ▲ 이마트 이플러스 8개를 꼽았다.
또 ▲ GS 함박웃음 ▲ 산도깨비 가습기 퍼니셔 ▲ 엔위드 ▲ 에코후레쉬 ▲ 모던라이프 ▲ 고체형 옥시싹싹 ▲ 아토세이프 등 7개는 아직까지 폐 손상과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은 제품으로 연구팀은 분류했다.
연구팀은 이어 가습기 살균제에 의한 폐 손상이 확인된 221명이 사용했던 제품에 대한 분석결과도 내놨다.
옥시싹싹 가습기 살균제 브랜드만을 사용한 경우는 전체 환자 중 38.5%(85명)에 달했다. 또 폐 손상 환자의 70%(154명)가 가습기 살균제 사용 기간에 절반 이상을 옥시싹싹 브랜드를 쓴 것으로 집계됐다.
다른 제품으로는 세퓨 24명(10.9%), 롯데마트 와이즐렉 9명(4.1%), 애경 3명(1.4%) 등의 순이었다.
박 교수는 "일부 가습기 살균제 제조사의 경우 폐 손상과의 연관성이 확인됐지만, 아직 검찰수사조차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추가 연구를 벌이고 있는 만큼 폐 손상 위해성이 확인되는 제품과 피해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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