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유라 "최순실-박근혜, 그렇게 이용하고 하는 사이 아냐"

입력 2017-04-19 21:55   수정 2017-04-19 21:56

[인터뷰] 정유라 "최순실-박근혜, 그렇게 이용하고 하는 사이 아냐"

"난 외국에 있어서 어떤 얘기 나누고 어떤 상황 전달됐는지 몰라"

학사 특혜 의혹에 "학교에 대해 한 개도 모른다…전공도 몰라"

"잘 지내고 아이 자주 봐…朴 파면 알고 있지만 답변하지 않겠다"

(올보르<덴마크>=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관련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됐으나 귀국을 거부, 덴마크에 구금 중인 정유라 씨는 19일(현지시간) 모친인 최순실씨와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그렇게 이용하고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올보르 지방법원에서 이날 열린 '송환불복 소송' 첫 재판에 출석한 정 씨는 이날 법정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 및 검찰·변호인측의 심문 답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정 씨는 모친과 박 전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제가) 어려서부터 아버지, 어머니가 그분과 일을 했다. 부하 직원이었지 그렇게 이용하고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친구이든, 동료이든 두 분이 어떤 얘기를 나눴고, 어떤 상황이 전달됐는지 모른다. 전 외국에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선 관련이 없다"며 거듭 자신은 무관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및 파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박 전 대통령의 파면에 대해서는 알고 있지만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입을 닫았다.

정 씨는 여전히 이화여대 학사 관련 비리 의혹과 자신에 대한 삼성의 지원에 대해선 모든 것을 모친인 최 씨가 다 했다며 자신은 모른다는 답변으로 거듭 일관했다.

먼저 대리시험 등 이화여대 학사 특혜 의혹에 대해선 "나는 학교에 대해 한 개도 모른다.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아이 때문에 입학식도 안 갔다"면서 "이대에서 어떤 과목을 들은 적도 없고, 시험을 단 한 차례 본 적도 없다. 이화여대 교수들과 어떤 연락망을 가진 적도 없다"고 답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제3자 뇌물죄가 적용된 삼성의 승마 지원과 관련, "2016년에 삼성이 승마를 서포트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면서 "(그러나)그게 코어스포츠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은 몰랐다. 사건이 터지고 알았다"고 말했다.

또 범죄수익 은닉 혐의에 대해서도 "(어머니가) 범죄수익을 은닉했다는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난 알 수 없었고, 엄마는 얘기하지 않았다. 20살 된 어린 애에게 엄마가 이런 돈이 어디서 생겼다고 말하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이어 아이 문제와 관련, 정 씨는 "(한국 당국자가) 전 남친이 (아이를 맡을 것을) 요청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고, 1월보다 더 (구치소에) 있게 되면 아이가 덴마크의 다른 가정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아니냐고 해서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면서 아이 문제로 송환에 대한 "압박을 느꼈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정 씨가 연합뉴스와 가진 법정 인터뷰 및 주요 심문 답변 내용.



◇법정 인터뷰



--구금된 지 100일이 훨씬 지났는데 지내기는 어떤가.

▲잘 지낸다.

--건강은? 아픈 데는 없나?

▲ 좋다. 아픈 데 없다.

-- 아이는 얼마나 자주 보나.

▲자주 본다. 얼나마 자주 보는지까지 말해야 하나.

--박 전 대통령이 탄핵돼서 파면된 것 아는가. 어떤 생각이 들었나.

▲안다. (얼굴 표정이 급변하며) 박 전 대통령과 관련해서는 답변하지 않겠다



◇검사 심문



--어머니와 박근혜 전 대통령은 어떤 관계인가.

▲두 분이 어떤 관계인지까지는 내가 말씀드릴 수 없다. 친구이든, 동료이든 두 분이 어떤 얘기를 나눴고, 어떤 상황이 전달됐는지 모른다. 전 외국에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선 관련이 없다.

--오랫동안 두 사람이 관계가 있는 것은 알고 있지 않나.

▲(제가) 어려서부터 아버지, 어머니가 그분과 일을 했다. 부하 직원이었지 그렇게 이용하고 하는 사이는 아니었다.

--덴마크 거주했던 집은 본인이 직접 렌트 했나.

▲그런 부분은 다 어머니가 했다. 이리로 가라고 하면 이리로 가고....

--헬그스트란 승마장에 말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몇 마리인가.

▲현재는 없다. 전에는 한 마리 있었는데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판매했다.

--언제 판매했나.

▲모르겠다. (독일의 승마코치였던) 크리스티안 캄플라데가 대행해서 판매해서 모른다.

--크리스티안 캄플라데가 왜 말을 팔았나.

▲제가 3개월째 갇혀 있어서 말도 있고, 돈을 낼 수 없어서 말을 팔았다.

--송환 사유 가운데 이화여대와 관련해 덴마크법에 저촉되는 것은 대리시험을 치르게 한 상황이다. 과목 이름이 '영화에 대한 이해'다.

▲저는 학교에 간 적이 한 번밖에 없다. 시험이 어떻게 되고, 수강이 어떻게 됐는지 모른다. 나는 (대학에 들어간 뒤) 아이가 어려서 자퇴하겠다고 계속 얘기했다. 학교에 다니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2016년 7월 강의 수강신청이 돼 있다. 그런 사실을 아나.

▲나는 학교에 대해 한 개도 모른다. 전공이 뭔지도 모른다. 아이 때문에 입학식도 안 갔다.

--류철균 교수로부터 강의를 받은 적 있나.

▲강의받은 적이 없고, 교수를 딱 한 번 만났다. 이대에서 수업을 들은 적은 한 번도 없다.

--대리로 시험을 보고, 과제물 제출한 것에 대해 들은 바 있나.

▲전혀 들은 바 없고 뉴스를 보고 알았다. 첫 학기 때 아기 낳고 아예 학교에 안 갔고, (학점도) 모두 F를 받았다. (이후) 독일로 오면서 F 학점을 맞고 학교에서 쫓겨나겠다고 생각했다. 학점을 받은 것도 이번 일이 터지고 나서 알았다.



◇변호인 심문



--아이를 출산하는 데 대해 어머니는 어떻게 생각했나.

▲반대를 많이 했다. 낳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당분간 눈에 띄지 않는 게 좋다고 해서 제주도에 가 있었다.

--아까 언급된 과목(영화의 이해)에 대해서, 시험이 있을 거라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나.

▲이대에서 어떤 과목을 들은 적도 없고, 시험을 단 한 차례 본 적도 없다. 이화여대 교수들과 어떤 연락망을 가진 적도 없다.

--본인을 대신해 누군가 대리로 시험을 봤다고 생각한 적이 있나.

▲전혀 없다. 저는 (학교에서) 쫓겨나길 바라고 기다리고 있던 사람이다. 쫓겨나서 애나 키우자고 생각하고 있었다. (나중에) 기사를 보고 누군가 (대리시험을) 쳤나보다 라고 생각했다. 기사 내용에 류철균 교수가 시험지를 만들어서 넣었다는 내용을 봤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다.

--모친으로부터 본인을 대신해 누군가 대리시험을 본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나.

▲없다. 어머니가 그런 것을 했다고 쳐도 이를 저한테 얘기하고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상상이다.



◇검찰 심문



-독일의 코어스포츠를 누가 소유했나.

▲어머니와 저, 사촌인 장시호다.

--소유권은 어떻게 분리돼 있나.

▲전 그건 아예 모른다. 갖고 있다는 것만 들었지 얼마를 가졌는지는 (모른다)

--회사 설립 시 어떻게 자본이 들어갔는지 아나.

▲전혀 모른다. 이 회사가 언제 설립됐는지도 모른다. 독일에 왔더니 어머니가 어떤 회사를 갖고 있었다. 사인을 하라고 해서 했는데, 내가 이 회사 (지분을) 갖게 됐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너 이제 회사 지분 없다'고 했다. 그게 전부다.

--회사 목표가 뭐고, 무엇을 하는 회사인가.

▲그냥 어머니가 하는 회사라고 알았다.

--서류에 사인할 당시에 스포츠 종목 지원이 어떤 식으로 진행되는지 알았나.

▲어머니가 그냥 사인하라고 해서 사인했고, 이제 코어 스포츠 지분 얼마 있다며 가라고 해서 갔다. 전혀 앞뒤 상황에 대해…(얘기해주지 않았다)

--이 회사가 어떻게 경영됐는지 아는 사람이 누구인가.

▲어머니와 크리스티안 캄플라데 두 명이다.

--코어스포츠가 삼성전자와 관계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나.

▲2016년에 삼성이 승마를 서포트한다는 것만 알고 있었다. 그게 코어스포츠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은 몰랐다. 사건이 터지고 알았다.

--그걸 알게 된 게 체포된 이후인가?

▲1월 1일 체포됐으니까 2016년 11, 12월에 알게 된 것 같다.

--삼성과 코어스포츠 간 계약금이 213억 원이다. 이를 알고 있었나?

▲지금 처음 듣는다.

--2016년에 처음 삼성의 지원에 대해 들었을 때는 금액을 알고 있었나.

▲저는 저와 관련된 돈 30억 원인가 그것만 알고 있었다. 큰돈이 계약서상에 있다는 것만 알았다. 계약서를 본 적도 없다.

--30억 원은 어떻게 알게 됐나.

▲영장을 보고 알았다.

--삼성에서 후원하면서 2018년까지 본인이 무슨 일을 하는지 알고 있었나.

▲나는 어머니와 은퇴 얘기를 많이 했다. 말을 그만 타려고 했고, 어머니와 그렇게 얘기된 줄로 알았다. 나는 남자친구와 헤어져 미혼모이고, 어린 나이에 아이가 있어서 아이를 떼놓고 학교에 가고 싶지 않다고 했는데 어머니는 뭔가 해야 한다고 해서 마찰이 있었다.

--2019년까지 삼성의 스폰서십 아래 승마를 계속하게 된다고 생각했나.

▲2018년 아시안게임에 못 나갈 것으로 생각했다. 아이에게 시간을 많이 빼앗겼기 때문에…

-삼성과 코어스포츠 간 스폰서 계약이 본인을 2018년 아시안게임에 출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데 알고 있나.

▲삼성은 예전에도 지원했다. (삼성이) 말을 지원하는 게 하루 이틀도 아니고 계속 이어진 일이다. 시합이 없을 때도 삼성은 말을 갖고 있었고 그 말들이 게임에 출전했다.

--송환요청서류를 보면 처벌받아야 하는 이유 중 하나가 합당하지 않은 이유로 받은 이익금을 은폐한 점이다. (전 대한승마협회 회장이었던 박원호 삼성전자 전무의 진술 서류를 건네준 뒤) 읽은 것이 사실인가.

▲사실인지, 아닌지 모른다. 박원호 전무와 어머니와 박상진 사장 세 사람 간의 얘기다. 저와 뭘 했다는 내용이 없지 않나. 내가 뭘 알았다고 얘기하는 것은 어이가 없는 것이다.

--승마대회에 참여할 때 돈이 삼성의 컨설팅 비용에서 나왔나.

▲그건 모른다. 어머니가 이 말 타고 나가라고 하면 나갔다.

--삼성 후원으로 다른 선수들도 출전했나.

▲우리나라 시즌이 끝나면 다른 선수들이 올 것이라고 어머니에게 들었다. 그런데 (한국의) 시즌이 마감될 즈음에 문제가 터졌고 그 이후에 어떻게 됐는지는 모른다.

--삼성과의 계약은 2015년 중반에 시작됐다. 체포될 때까지 1년 반 기간이 있는데 이 기간에 다른 선수들은 와서 훈련받고 시합에 참여한 게 없나.

▲제가 알기로는 없다.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하는 게 맞나.

▲맞다.

--지금까지 진술한 것 이외에 무죄라는 것을 밝힐 다른 게 있나.

▲난 (외국에서 지내면서) 독일 한곳에 있지 않았고 계속 시합에 참여했다. 저는 휴대전화도 한 대만 사용했다. 전 삼성 사람들을 만난 적도 전화한 적도, 이메일을 한 적도 없다. 나는 (대학 입학 때) 1지망이 이화여대도 아니고, 임신 중이어서 학교에 갈 마음도 없었다. 자퇴 요구한 게 어머니 핸드폰에도 남아 있었을 것이다. 자퇴하려고 했기 때문에 이것(대리시험)을 할 이유도 없다.

60년간 어머니는 전과도 없었다. 어머니가 가난하지도 않았고 충분한 돈이 있었다. 그런데 이 종이에서 얘기하는 범죄수익을 이 은닉했다는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난 알 수 없었고, 엄마는 얘기하지 않았다. 20살 된 어린 애에게 엄마가 이런 돈이 어디서 생겼다고 말하리라고 생각하는 것도 맞지 않다.



◇변호사 심문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다른 선수도 있는데 그 선수들도 삼성이 후원하나.

▲삼성이 후원한 선수도 있다.

--독일에 있는 동안 생활하면서 엄마로부터 신용카드 받았는데, 회사와 관련 있나.

▲모른다. 어머니가 이거 쓰라고 하면 썼다.

--삼성이 본인을 후원한 것과 관련해서 뭔가 법에 어긋난 것이 있으리라고 생각한 적이 있나.

▲전혀 없다. 나는 2014년 아시안게임에 출전해서 메달을 획득했다. 네 명 중 3등을 해서 (삼성이) 후원한다면 당연히 제가 들어갈 것으로 생각했다.

--한국 당국이 아들과 관련해 당신을 압박한 게 있나.

▲압박이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나는 확실하게 압박을 느꼈다. (한국 당국자가) 전 남친이 (아이를 맡을 것을) 요청해서 어떻게 될지 모르고, 1월보다 더 (구치소에) 있게 되면 아이가 덴마크의 다른 가정으로 가게 될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최악의 상황이 아니냐고 해 굉장히 스트레스를 받았다.

--('안민석 "최순실을 구속하려면 정유라 입을 열게 하라"'는 제목의 기사를 제시하면서) 아는 사람인가.

▲민주당 안민석 의원이다.

--지금 읽은 대로 본인도 그런 식으로 압력을 느낀 것인가.

▲그렇다.

bing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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