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마약 및 테러와의 유혈 전쟁에 일반 시민도 참가할 것을 촉구했다.
20일 일간 필리핀스타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필리핀 중부 휴양지 보홀 섬을 방문해 민간인도 무장시킬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보홀 섬은 지난 11일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추종세력인 아부사야프와 군경 간에 총격전이 벌어져 양측에서 모두 10여 명이 숨진 곳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군경과 민간인이 마약범과 테러리스트를 생포하기보다는 사살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생포하면 음식을 먹이는 비용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또 보홀 섬에서 도주한 아부사야프 조직원들을 잡는 데 1인당 100만 페소(2천924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다.
이런 두테르테 대통령의 계획은 사격이나 전투 교육을 받지 않은 민간인의 목숨을 위험에 처하게 하고 '묻지마' 식 범죄 용의자 사살을 부추겨 인권 유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살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테르테 대통령은 작년 6월 말 취임 이후 경찰이나 자경단 등에 의해 마약용의자 7천∼8천 명이 사살된 마약 유혈소탕전으로 인권 유린 비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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