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교육청 "전국 첫 사례…국가측정망 보완, 학생 건강권 확보"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미세먼지(PM2.5) 국가측정망 '틈새 메우기'에 교육당국이 나섰다.
경남도교육청은 20일 제2청사 7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내 전 초등학교에 미세먼지 측정기를 설치한다고 밝혔다.
18개 시·군이 있는 경남은 인근 부산보다 13배 더 넓은데도, 미세먼지 국가측정망은 부산(21개)의 절반가량인 11개에 불과해서다.
이마저도 창원시에만 5개가 몰려 있는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미세먼지 측정기를 오는 7월까지 도내 전 국·공·사립 초등학교 520곳과 단설유치원 24곳, 특수학교 9곳에 설치한다.
오는 8월까지 시험 가동을 마친 뒤 본격 운영에 나선다.
측정기 렌트 비용은 각 학교가 학교운영비에서 매달 3만8천500원씩 부담한다.
도교육청은 지난해 130일 동안 한 측정기를 관내 일부 학교에 설치, 분석해 국가측정망 자료 1년치와 비교해본 결과 국가에서 쓰는 측정기가 아니어도 신빙성이 있고 검증된 제품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여러 개의 측정기가 시중에 출시돼 있는 만큼 공식 심사 절차를 거쳐 최종 제품을 결정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사립유치원과 중·고등학교의 경우 희망하는 학교들이 측정기를 설치하도록 한다.
도교육청은 측정 결과를 스마트폰 앱에서 실시간 공개한다.
안드로이드용 앱은 이달 말, IOS용은 오는 5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다.
도교육청은 국가측정망을 보완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교에서의 미세먼지 측정기 설치를 추진함으로써 학생의 건강권을 존중하고 학부모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국가측정망은 고속도로나 공단 근처에 위치해 공기질이 열악한 학교의 공기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평소 고성의 한 초등학교는 삼천포 화력발전소와 2㎞ 거리에 불과하지만 20㎞ 떨어진 사천읍 소재 국가측정망을 참고해왔다.
고속도로 주변에 위치한 도내 학교 수십 곳도 멀리 떨어진 국가측정망 데이터에 의존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도교육청은 학교 대응 조처도 미세먼지 예보 체제와 상관 없이 학교에 설치된 측정기 수치에 따라 정하기로 했다.
수치가 50㎍/㎥ 이상 나쁨으로 나오면 학교에서는 야외 활동을 중단한다.
등하교시 마스크를 쓰게 하고, 먼지가 날리는 기존 빗자루 청소 방식이 아니라 물청소를 하게 한다.
도교육청 측은 미세먼지 예보와 교내 측정기 정보가 다를 수 있지만 측정기 수치는 아이들 생활 지도를 위한 교육적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도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종훈 교육감은 "미세먼지는 WHO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고 '침묵의 살인자'"라며 "앞으로 도민 누구나가 우리 아이들이 오늘 마스크를 쓰고 (학교에) 가야할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세계보건기구는 PM2.5 나쁨 기준이 25㎍/㎥이기 때문에 26㎍/㎥ 이상의 날은 KF 80 이상 마스크를 쓰고 학생들이 등하교하도록 학부모께 권고드린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지역 실정에 맞는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국가 측정망의 확대가 절실하다"며 "이제는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ks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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