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콜로라도전 체인지업이 31%…힘빠진 직구에 믿는 구석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어깨·팔꿈치 수술 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왼손 투수 류현진(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이 살 길은 과연 무엇일까.
류현진은 홈런을 얻어맞고, 다저스 물 타선은 상대 왼손 투수에게 꽁꽁 묶이는 일이 벌써 세 번이나 반복돼 어느덧 익숙한 그림이 됐다.
류현진이 빅리그에서 선발로 생존하려면 3경기에서 불과 2점(경기당 평균 0.67점)에 그친 타선 지원을 탓하기 전에 선발 투수로서 제 몫을 해내도록 돌파구를 찾는 게 먼저다.
20일(한국시간) 미국 야구 전문 웹사이트인 브룩스 베이스볼에 따르면, 류현진은 전날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시즌 세 번째 선발 등판에서 이전 두 번의 등판과 다른 볼 배합을 선보였다.
6이닝 동안 97개의 공을 던져 시즌 최다 투구 이닝과 투구 수를 남긴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의 비율을 47.42%(46개)로 낮춘 대신 비장의 무기인 체인지업을 30.93%(30개)로 끌어 올렸다.
빠른 볼 구사 빈도 53∼58%, 체인지업은 18∼19%이던 비율이 크게 달라졌다.
그날 컨디션에 따라, 포수와 상대 팀에 따라 볼 배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류현진은 야스마니 그란달 대신 오스틴 반스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빠른 볼의 구속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제구도 안 되자 타자를 유인하기 쉬운 체인지업을 자주 던졌다.
힘없는 포심 패스트볼이 피홈런 3방으로 이어진 것과 달리 체인지업은 헛스윙을 유도하는 데 그만이었다.
헛스윙 유도 비율이 36.67%로 6%대에 그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를 압도했다.
이날 포심 패스트볼의 피안타율은 0.273(11타수 3안타)였으나 3안타가 모두 홈런이어서 상처가 컸다.
체인지업의 피안타율은 0.375(8타수 3안타)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나 단타 2개, 2루타 1개로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그나마 2루타도 방망이 끝에 걸려 운 좋게 우선상에 떨어진 안타였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으로 삼진 3개씩 잡았고, 나머지 1개는 커브로 솎아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지금 가장 자신 있게 던지는 공이 직구와 체인지업"이라면서 다음 등판에서도 두 구종에 크게 기댈 생각임을 내비쳤다.
체인지업이 여전히 위력적임을 고려할 때 류현진이 다음 등판에서 신경 써야 할 대목은 제구다.
수술 후 떨어진 패스트볼 구속을 당장 끌어올릴 순 없기에 칼날 제구만이 장타를 피할 지름길이다.
허구연 MBC 해설위원은 "스트라이크 존에서 원 바운드로 떨어지는 슬라이더와 커브를 볼 수 없었다"면서 "변화구가 타자 무릎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음에도 류현진이 고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금 포심 패스트볼의 구속으로는 상대 중심 타자들을 힘으로 제압하긴 어렵기에 빠른 볼을 타자 몸쪽에 바짝 붙여 파울을 유도할 수 있도록 제구를 좀 더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cany99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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