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대출 조이기'에 3월부터 제2금융권도 증가세 둔화
(서울=연합뉴스) 구정모 기자 = 올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였지만 제2금융권의 증가세는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여신심사 강화에 따른 '풍선효과'로 풀이된다.
20일 금융감독원의 금융권 가계대출 동향을 보면 올해 1분기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6조원으로 지난해 1분기에 견줘 3조9천억원 감소했다.
1분기 기준 은행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2015년 9조7천억원, 지난해 9조9천억원으로 증가하다가 올해 들어 증가세가 둔화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증가액은 지난해 1분기 9조7천억원에서 올 1분기 5조5천억원으로 4조2천억원이나 줄었다.
이는 지난해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적용한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영향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주택담보대출에서 소득 심사를 강화하고 원금과 이자를 나눠 갚도록 하는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순차적으로 도입했다.
금감원은 리스크 관리강화 기조에도 중도금 대출은 꾸준히 승인되고 정책 모기지 상품도 차질없이 공급됐다고 밝혔다.
올 1분기 중도금대출 신규 승인 규모는 9조6천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 14조8천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감소했으나 이는 분양물량 감소에 따른 자연스러운 시장조정 현상이라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올해 1∼2월의 공동주택 분양물량이 1만7천호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만4천호에서 32% 감소했다.
보금자리론, 적격대출 등 정책 모기지의 1분기 공급 실적은 9조8천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5조1천억원에서 크게 늘었다.
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한 이들이 제2금융권으로 몰렸다.
올 1분기 제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3천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조원보다 1조3천억원 늘었다.
특히 상호금융의 증가액이 지난해 1분기 4조2천억원에서 올 1분기 5조8천억원으로 1조6천억원이나 확대돼 상호금융으로 가계대출 쏠림이 있었다. 보험(-1천억원)과 저축은행(-3천억원)은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다.
하지만 3월부터 상호금융권에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시행됨에 따라 상호금융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2월 1조5천억원에서 3월 1조3천억원으로 안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의 월별 증가액을 보면 1월 3조원, 2월 4조원, 3월 2조3천억원으로, 상호금융을 포함한 전체 제2금융권도 3월부터 증가세가 누그러졌다.
금감원은 "가계부채 리스크 관리노력의 가시화와 시장금리 상승 우려 등으로 최근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세는 점차 안정화되고 있다"며 "다만 이사철 수요, 분양물량 확대 등에 따라 증가세가 다시 확대될 수 있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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