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원전 취수관 필터 고장 유발 가능성에 '전전긍긍'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 최대 원전인 광둥(廣東)성 선전(深천<土+川>)의 원자력발전소가 느닷없이 '새우떼와의 전쟁'을 선포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SCMP는 홍콩 원자력감시기구의 보고서를 인용해 작년 광둥 소재 원전에서 6건의 경미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는 링아오(嶺澳)원전의 송배수관 주위에 3㎜ 길이의 작은 새우떼가 군집하는 안전사고가 포함됐다.
이에 따라 원전측은 바다로부터 냉각수를 끌어들이는 취수관 주변에 자망(그물)을 치는 방식으로 새우떼가 몰려드는 것을 막기로 했다.
홍콩에 본부를 두고 다야완(大亞灣)원전과 링아오원전을 모니터링하는 원자력안전자문위원회는 보고서에서 "지난해 선전의 원전에서 '저준위'(레벨 0) 사고 6건이 발생했고 이 중 3건은 같은 달에 일어났다"고 밝혔다.
작년 10월4일 링아오원전 2호기 근무자들은 원전 점검을 하던 도중에 물탱크 수위 모니터링 센서의 측정값에서 편차를 발견했다.
조사 결과 근무자가 준비단계에서 모니터링 센서 밸브를 부정확하게 닫은 탓으로 밝혀졌다.
같은달 22일엔 초기냉각장치의 밸브 2개가 정기검사 도중 사고로 닫히는 바람에 사용후연료저장조 내 물 온도에 경미한 변동에 발생했다.
다야완원전 1호기에서는 핵반응 측정에 사용되는 폐쇄형 경보장치가 연료방출 준비 후 복구되지 않는 이상 현상도 발생했다.
또다른 레벨 0 사고는 작년 1월, 5월 링아오원전에서도 발생했다. 이 중 1건이 몸길이 3㎜짜리 크릴새우의 대규모 군집으로 인해 냉각저수조로 이어지는 취수관 필터가 막힌 사고였다.
호 위원장은 "몸집이 매우 작은 새우가 취수관을 따라 냉각저수조에 흘러들어가는 사고를 막기 위해 자망을 새로 설치했다"고 말했다.
자망 외에 소나(수중음파탐지기)가 설치돼 새우, 해파리같은 수중생물의 급속한 증가 탐지와 수질 개선에 활용된다.
중화전력유한공사(CLP)가 일부 지분을 가진 다야완원전 1,2호기는 홍콩의 전기수요 중 25% 정도를 담당하며, 링아오원전은 홍콩에 전기를 공급하지 않지만 다야완 부근에 위치했다.
1988년 설립돼 17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원자력안전자문위는 원전측에 안전측정에 관해 조언하고 홍콩주민에게 측정결과를 보고한다.
현행 다야완 원자력 공급 협정은 40년간의 운영기간(원전이 폐로를 거쳐 폐쇄되는 평균기간)을 포함해 2034년 만료된다.
초 웡 만인 부위원장은 "2032년 원전측이 국가 관리기관에 폐로를 신청하거나 원자로 수명연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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