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시진핑, 사법기관·군 이어 '금융마피아'에 칼겨눠…성과낼까

입력 2017-04-20 14:37   수정 2017-04-20 21:08

中시진핑, 사법기관·군 이어 '금융마피아'에 칼겨눠…성과낼까

금융계 부정부패 척결의 '신호탄' vs "돈많은 금융엘리트 떠나게 할 것"

(홍콩=연합뉴스) 최현석 특파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샹쥔보(項俊波·60) 전 보험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을 구속 수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금융계의 '부패호랑이' 척결에 나선 가운데 전망이 엇갈린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샹쥔보 조사를 시작으로 '금융마피아'를 겨냥한 수사를 시작했으나 그걸 통해 중국금융의 위험을 제거할지는 미지수라고 한 반면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人民日報)가 샹 전 주석 낙마 이후 소셜미디어에서 더 많은 흥미로운 공연이 이어질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중국 보험업계를 총괄 관리해온 샹쥔보가 반(反) 부패혐의로 사정당국의 조사를 받게 된 것을 금융산업 '정화'로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있으나, 그정도로는 정관계의 온갖 비리가 어우러진 중국 금융계의 부정부패 구조가 바뀌겠느냐는 부정적인 시각이 엇갈린다.

우선 제18차 당대회를 기점으로 2013년부터 중국 권력 최고의 자리에 오른 시 주석이 부정부패 척결작업을 최우선 정책으로 해왔고, 이미 경찰과 군 조직이 상당부분 '개혁'된 것으로 볼 때 샹쥔보 구속 조사를 신호탄으로 한 금융개혁도 성과로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SCMP는 시 주석이 지난 4년 6개월여 부정부패 조사를 통해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온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2명을 부정부패혐의로 낙마시킨 것을 포함해 인민해방군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과 함께 친위세력을 강화하는 권력재편을 성공시켰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중국 내 사법 기관을 장악해온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정법위원회 서기, 마젠(馬健) 전 국가안전부 부부장을 구속 수감하고 경찰·검찰·법원 등 사법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크게 확대했다.

신문은 시 주석이 총과 칼로 대변되는 군과 사법기관에 대한 통제력을 쥔 데 이어 이제는 금융마피아들을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이 시장경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사회주의 국가체제인 '중국특색사회주의'라는 일종의 국가자본주의 모델을 운용하면서, 그 과정에서 정경유착이 불가피했다. 그런 상황에서 부정적인 방법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한 이들도 많다.

대표적으로 쩡칭훙(曾慶紅·77) 전 국가부주석의 아들 쩡웨이(曾偉) 등이 꼽힌다.

쩡웨이는 호주와 뉴질랜드에 설립한 기업의 무역액이 연간 25억∼30억 달러(2조8천억∼3조4천억 원)에 달하고 호주에 부동산 20여 곳도 보유하고 있으며 4년째 중국으로 귀국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잡지 차이징(財經)은 쩡웨이가 홍콩에서 중국으로 압송된 샤오젠화(肖建華·46) 중국 밍톈(明天)그룹 회장의 도움을 얻어 산둥(山東)성의 대형 전력회사를 사유화하는데 개입했다고 2007년 보도한 바 있다.

대표적인 태자당(太子堂·혁명 원로 자제 그룹) 세력인 쩡칭훙은 성장과정에서 시 주석의 '멘토'노릇을 할 정도로 친한 사이지만, 시 주석은 그런 인연에 연연하지 않고 수사를 하는 것으로 전해져 주목된다.

좡더수이(庄德水) 베이징대 염정(廉政)건설연구센터 부주임은 시 주석이 금융산업을 이익집단의 거점으로 인식하고 이를 깨뜨리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중국 정치평론가 장리판(章立凡)도 "금융산업이 태자당과 이들을 위해 자산을 관리하는 '흰장갑(白手套)'을 위한 천국"이라며 "시 주석이 제19차 당대회를 앞두고 이들을 단속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장리판은 "시 주석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처럼 자신의 권력 기반을 통합하고 있다"며 "일부 '올리가르히'(러시아 신흥 재벌)를 쓰러뜨릴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다른 시각도 있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교수는 "중국 금융산업은 연관된 막대한 이익과 과도한 규제 때문에 가장 부패한 분야 중 하나"라며 "샹쥔보 주석의 낙마는 벌집을 건드린 것"고 말했다.

중국 경제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금융시장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공급했으나 그 돈이 정작 제조업에는 투입되지 않은 채 금융상품간 이동을 통한 거품만을 만들어냈고, 특히 2015년 증시 폭락으로 수조달러가 증발하는 결과가 초래되자 중국 당국이 증권감독관리위원회(증감회) 야오강(姚剛) 전 부주석과 장위쥔(張育軍) 전 주석조리(차관보급)를 구속 수사하고 샹쥔보 보감위 주석 조사로 달려왔으나 그 정도로는 금융계 정화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런 단속이 금융업계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장리판 평론가는 이런 중국 당국의 반부패 캠페인이 돈이 많은 엘리트로 하여금 중국을 떠나도록 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후 교수는 "중국은 금융위기를 적절하게 관리하기 위해 시장을 존중해야 한다"며 "법치를 따라야 한다"고 정중하게 경고했다.




harris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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