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량휴업으로 5월 초 학교마다 5~11일 '방학'
맞벌이 부부들 아이 맡길 곳 못 찾아 '난감'
(청주=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대통령선거일까지 최장 11일간 쉴 수 있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곳곳에서 기대와 걱정이 교차하고 있다.
황금연휴는 토요일인 이달 29일을 시작으로 근로자의 날(5월 1일), 석가탄신일(5월 3일), 어린이날(5월 5일)을 거쳐 대선일인 5월 9일까지 징검다리 휴일이 낀 기간을 말한다.
직장인들 가운데는 대기업 위주로 함박웃음을 짓는 곳이 많다. 회사가 5월 2일과 4일을 공동연차나 권장휴가일로 지정, 4월 29일부터 5월 7일까지 연달아 9일간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 사정에 따라 대선 전날이자 어버이날인 5월 8일에도 휴가를 신청하면 무려 11일간 달콤한 휴가를 즐길 수 있다.
황금연휴를 누리게 된 직장인들은 국내외 가족여행 등 황금연휴 스케줄을 짜면서 들뜬 분위기다.
가장 신나는 것은 아이들이다. 초·중·고교 대부분 5월 4일을 재량휴업일로 정해 최소 5일간의 '단기방학'을 맞기 때문이다.
2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5월 재량휴업 현황을 조사한 결과 초등학교(259곳)의 95.4%, 중학교(127곳)의 98.4%, 고등학교(84곳)의 90.5%가 5월 4일을 학교장 재량으로 휴업한다.
5월 4일은 기본으로 쉬면서 덤으로 재량휴업일을 지정한 학교도 많다.
초등학교만 보면 청주 강내초 등 5곳은 5월 1일과 4일이, 제천 의림초 등 9곳은 5월 1일과 2일, 4일이, 청주 덕벌초 등 4곳은 5월 2일과 4일이, 제천 장락초는 5월 4일과 8일이 재량휴업일이다.
제천 중앙초등학교는 5월 1일과 2일, 4일에다 어버이날인 8일까지 재량휴업일로 지정해 4월 29일부터 5월 9일까지 11일간 휴업한다. 이 학교 학생들은 5월 8일이 공교롭게 개교기념일이어서 도내에서 최장 방학을 즐기게 됐다.
5월 1∼2일이나 1∼2일 중 하루만 재량휴업을 하는 곳도 있고, 징검다리 황금연휴에 재량휴업을 아예 하지 않는 학교도 있긴 하다.
휴업과 연휴에 들뜬 아이들과 달리 평일은 물론 공휴일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직업을 가진 맞벌이 부부들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저학년 자녀를 둔 '워킹맘' 학부모들의 걱정이 크다.
황금연휴가 남의 일인 워킹맘들은 친척이나 자모회원 등 아이를 맡길 곳을 찾는 게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주변에 지인이 없어 불가피하게 아이를 집에 혼자 둘 수밖에 없는 워킹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글맘' A씨는 "계속 가게에서 일해야 해서 초등학생 아이를 이웃집에 맡길 생각"이라며 "다들 황금연휴라 들떠 있지만 제대로 놀아주지 못하게 돼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말했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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