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만에 시총 2천492억원 감소, 대교 15.8%, 웅진씽크빅 34%↓
학생수 감소·경쟁 심화에 정치적 요인까지
(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대선 후보들의 한결같은 사교육 축소 공약이 증시에서 가뜩이나 위축된 교육주를 압박하고 있다.
차기 정부도 손쉽게 사교육을 줄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도 적지 않지만 교육주에 투자하려는 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와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증시에서 지난 19일 현재 교육업종의 시가총액은 2조6천899억원으로, 1년 전(2016년 4월 19일) 2조9천391억원에 비해 2천492억원(8.48%)이 감소했다.
대장주인 대교의 시총은 지난해 이맘때 8천555억원에서 지난 19일 7천200억원으로 1년 새 15.8% 빠졌고, 웅진씽크빅은 4천535억원에서 2천995억원으로 34.0%나 급감했다.
멀티캠퍼스[067280]는 2천587억원에서 2천184억원으로 15.6%, 메가스터디는 1천633억원에서 1천289억원으로 21.0% 각각 감소했다.
국내 주요 교육기업들의 주가는 정부의 사교육 억제 정책과 청소년 인구 감소로 수년 전부터 하락 추세를 면치 못했다.
많은 교육기업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진출 모색 등을 통해 위기 탈출을 시도해왔지만, 이마저도 올해 들어서는 주가를 끌어올리기에 역부족인 상황이다.
거의 모든 대선 후보들이 쏟아내고 있는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공약들이 주가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유지하는데 악재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지난 19일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주최한 '19대 대선 사교육 공약, 100인 현장 평가 콘퍼런스'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은 공교육정상화법을 개정해 학원의 선행학습을 제한하겠다고 공약했다.
문 후보 측은 또 일요일이나 휴일에 학원 영업을 중단하는 학원 휴일휴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은 "학제 개편 등을 통해 공교육을 정상화하면 사교육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성적순이 아니라 학점이수제도를 도입하면 학생들은 별도로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후보들의 공약을 보면 차기 정부에서는 학생들을 학원으로 이끄는 특목고나 자사고도 폐지하거나 설립 취지에 맞게 개편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주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일부 반등의 움직임도 나타났지만, 후보들의 공약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한 올해 들어 시총이 2.1%가량 빠지면서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의 박종렬 수석연구위원은 "차기 정부가 들어선 뒤 교육제도가 변경되면 특목고 등의 이점이 사라져 교육주 주가상승의 긍정적인 계기를 찾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KB증권의 강재성 연구원은 "대선과 관계없이 교육시장은 몇 년 전부터 출산율 하락과 업체 간 경쟁 심화로 부진이 지속하는 상태"라면서 여기에 대선이 교육주의 주가 회복 시점을 지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fait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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