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답전 포함 15차례 축전·위로전문
중동 국가들과의 우호 과시하며 '반미 전선'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과 시리아가 편지를 매개로 끈끈한 '반미(反美) 동맹'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께 수리아아랍공화국(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 아사드가 18일 답전을 보내여왔다"고 20일 보도했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수리아아랍공화국의 국경절인 독립절에 즈음하여 친절한 축하를 보내주신 데 대하여 사의를 표한다"며 "건강하고 행복하실 것과 아울러 친선적인 귀국 인민에게 보다 큰 진보와 발전이 있을 것을 가장 충심으로 축원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특히 현재 직면한 난관을 극복해나가고 있는 데 대하여 항상 관심을 돌려주시며 수리아의 영토 완정(통일)과 인민의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의 안전과 평화를 이룩하는 등 현 위기를 민족 대화에 기초한 평화적 방법으로 해결해 나가려는 우리의 입장을 성원해주시는 데 대하여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 17일 아사드 대통령에게 시리아 독립 71주년을 기념한 축전에서 "이 기회에 최근 귀국에 대한 미국의 난폭한 침략 행위를 규탄한다"는 메시지를 보낸 바 있다.
북한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으로 미국이 시리아 공군 비행장에 미사일 공습을 단행한 것을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김정은이 상대국 독립기념일 축전에 직접 이 사건을 거론하며 규탄 입장을 밝힌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졌다.
김정은과 아사드는 올해 들어서만 답전을 포함해 15차례나 축전·위로전문을 주고받았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행동주의적 대외정책의 대표적 타깃으로 최근 떠오른 두 나라 정상이 연일 축전을 통한 소통으로 '반미 연대'를 재확인하고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시리아에 각종 무기제조 기술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정은 정권도 시리아의 극심한 내전 상황에도 불구하고 대표단 방문 등의 교류를 이어가며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은 시리아 등 미국과 불편한 관계인 중동 국가들과의 우호 관계 과시나 공개 지지 표명으로 '반미 전선' 형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해 조선(북한)에서 큰물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하여 쿠웨이트 정부가 인도주의 지원을 제공하였다"며 "지원물자가 19일 신의주에 도착하였다"고 보도했다.
전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올해가 북한과 이란의 수교 44주년이라며 "두 나라 인민들은 미국을 비롯한 제국주의자들과의 투쟁에서 한 전호(참호)에 서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신문은 같은 날 다른 기사에서 올해가 북한과 팔레스타인 수교 51주년이라며 북한은 앞으로도 팔레스타인 인민의 투쟁에 전적인 지지와 연대성을 보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노골적으로 '친(親)이스라엘' 기조를 드러내 미국과 팔레스타인 관계가 불편한 상황인 점을 노린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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