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아베'는 누구?…日 자민당내 파벌 힘 모으기 '각축'

입력 2017-04-20 19:54  

'포스트 아베'는 누구?…日 자민당내 파벌 힘 모으기 '각축'

아소 부총리·기시다 외무상·이시바 중의원, 통합·연대 논의

反아베 기치 들었지만 자민 당적 유지 고이케 도쿄도지사 '주목'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연내로 예상되는 총선거와 내년 가을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일본 여당 자민당 내 파벌들이 활발하게 세력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의 아소파,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외무상이 이끄는 기시다파, 이시바 시게루(石破茂)의 이시바파가 다가올 큰 정치 이벤트를 겨냥해 연대 혹은 통합을 노리고 있다.



◇ 굳건한 아베 1강…차기 혹은 차차기 노리며 지각변동

'아베 신조(安倍晋三) 1강(强)'의 기세가 현재로선 워낙 강하고 야당 민진당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부진한 만큼 큰 이변이 없는 한 아베 총리의 장기 집권이 유력한 상황이다.

아베 내각은 여전히 50%대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하반기 총선거에서 자민당의 승리는 뻔해 보인다.

내년 가을 총재 선거에서 아베 총리의 3연임 가능성도 크다. 아베 총리는 97명의 의원이 속한 최대 파벌 호소다(細田)파에 속해 있으며 여전히 국민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런 까닭에 '포스트 아베도 아베'라는 예상이 높지만 최근 각료들의 실언이 잇따르고 아키에(昭惠) 스캔들의 불씨가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변의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자민당 내 파벌 중에서는 호소다파 다음으로 누카가(額賀)파(의원수 55명)와 기시다파(46명), 아소파(44명),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이 속한 니카이파(41명)가 포진해 있다.






◇ 정권 내줬던 아소 전총리, 세력 결집해 영향력 확대 노린다

파벌 확장에는 지난 2009년 총리 시절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바 있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가 가장 적극적이다.

중의원 33명, 참의원 10명 등 43명의 의원을 보유한 아소파는 연초부터 기시다파, 타니가키(谷垣)파(의원수 15명)와 힘을 모으는 '다이코치카이(大宏池會)' 구상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만 기시다파가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자 당장은 타니가키파, 산토(山東)파(의원수 11명) 등 작은 규모 파벌의 흡수를 노리고 있다. ,

아소 부총리는 지난 12일 밤 도쿄 도내에서 열린 아소파 파티에서도 "자민당 안에서 거대한 정권집단이 서로 뜻을 모으는 형태가 되면 정치가 안정될 것"이라며 대파벌 형성에 의욕을 보였다. 그는 이미 이런 의사를 아베 총리에게 전해 이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소 부총리의 파벌 확대 의욕은 스스로 차기 총리를 노리겠다는 것보다는 차기 총재 선거에서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한 의도에서 나온 것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 '포스트 아베' 주자 기시다 외무상 "아베 시대 언젠가는 끝난다"

기시다파를 이끄는 기시다 외무상은 지난 15일 한 TV 방송에 출연해 "아베 총리의 시대도 언젠가는 반드시 끝난다. 그 후 만약 뭔가 가능한 게 있다면 (차기 총리를) 고려해 보겠다"고 차기 총리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19일 자민당 내 파벌 '고치회' 창립 파티에서도 "아베 시대도 언젠가는 끝이 온다"면서 차기 정권 주자로 나설 의사를 밝혔다.

그는 포스트 아베 주자 중 아베 총리 외에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인물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외무상을 역임하며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히로시마(廣島) 방문을 성사시키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기시다 외무상은 일단 아소파와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 상황을 지켜보면서 두 번째 큰 파벌인 나카가파와의 좋은 관계 유지에 힘쓰고 있는 모습이다.

다이코치카이 구상이 성사되면 파벌의 리더 자리를 놓고 아소 부총리와 경쟁해야 하는 만큼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만약 나카가파와 통합하면 의원 수가 101명이 돼 아베 총리의 호소다파(97명)보다 많은 의원을 확보할 수 있다.

내년 가을의 당 총재 선거에 출마할지에 대해서도 아직은 '간'을 보고 있는 상황이다.






◇ 이시바 중의원, '日열도 활성화론' 기치

기시다 외무상과 함께 꾸준히 포스트 아베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중의원은 최근 '일본열도창생론, 지방은 국가의 희망 나름'이라는 책을 출간하고 자신의 정치적 메시지를 적극 알리고 있다.

이시바 중의원은 지난 2014년 지방창생(활성화)담당상을 역임한 바 있다. 책의 제목은 자신의 정치적 스승인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저서 '일본열도개조론'에서 따왔다.

20명의 의원이 속한 이시바파를 이끄는 그는 자민당 내에서 아베 총리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작년 8월 아베 총리의 3연임을 위해 총재 임기 연장 논의가 시작되자 "2년 후의 일은 누구도 모른다. 왜 (임기 연장 논의가) 최우선 사항인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이시바 중의원은 작년 11월 지지(時事)통신의 여론조사에서는 포스트 아베를 묻는 문항에서 아베 총리(22.4%).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郞) 중의원(14%)에 이어 세 번째(9.8%)로 높은 지지를 받았다.





◇ 아직은 자민당 고이케 도쿄도지사…첫 여성 총리 노리나

자민당 내 파벌 경쟁이 가열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 차기 후보들의 존재감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진짜 지각 변동은 자민당 외부, 즉 '고이케 돌풍'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

바로 자민당 출신인 그는 작년 8월 도쿄도지사 선거에 독자 출마해 자민당이 공천한 후보를 꺾고 당선되며 아베 총리와 척을 지고 있지만 자민당 당적은 유지하고 있다.

그는 높은 지지율로 도쿄도지사에 당선된 뒤 도쿄올림픽 개최 비용 하향 조정, 자신의 급여 삭감, 쓰키지(築地)시장(도쿄도 중앙도매시장) 이전 보류 등의 정책으로 큰 인기를 모았다. 각종 여론조사의 지지율 순위에서 아베 총리 다음으로 2위권에 올라 있다.

독자 후보를 낼 계획인 오는 7월 도쿄도 선거에서 만약 고이케 돌풍이 일어난다면 아베 정권은 물론 총선에서의 자민당 재집권에도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다만 고이케 지사가 총리 자리까지 차지하려면 여성 정치인에 보수적인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이달 초 아사히신문의 여론조사에서 고이케 지사의 지지율은 74%나 됐다.





bk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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