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장수 총리 노리는 '아베 신조'를 해부하다

입력 2017-04-21 08:15  

일본 최장수 총리 노리는 '아베 신조'를 해부하다

신간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일본 자민당은 지난 3월 개최한 당대회에서 규정을 개정해 총재의 최장 임기를 6년에서 9년으로 연장했다.

이로써 2012년 12월 재집권에 성공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021년 9월까지 국정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만약 아베 총리가 이때까지 총리직을 지킨다면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1901∼1975) 전 총리의 기록인 7년 8개월을 넘어 최장수 총리로 자리매김하게 된다.

이춘규 연합뉴스 국제경제부 시니어기자가 쓴 '일본의 야욕 아베 신조를 말하다'(서교출판사 펴냄)는 집권 5년째에 접어들어서도 50% 안팎의 지지율을 보이는 아베 총리를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일간지의 도쿄 특파원 시절이던 2006년 9월 아베가 최연소 총리로 취임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당시 아베 총리는 선거 패배와 건강 문제 등으로 1년 만에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일본 정치사에서 총리직을 사임한 뒤 다시 총리가 된 인물은 요시다 시게루(吉田茂, 1878∼1967) 외에는 아베뿐이다. 아베는 다시 총리직에 오르는 과정에서 강한 권력욕을 드러냈고, 다시 총리가 되고 나서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다.

저자는 아베가 이렇게 정치적 야욕을 숨기지 않는 이유를 그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1924∼1991)의 정치 경험에서 찾는다. 아베 신타로는 유력한 총리 후보였으나, 암에 걸려 67세에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이에 대해 저자는 "신타로의 급서가 아들인 아베 신조에게는 기회가 오면 멈칫거리지 않고 도전해서 쟁취한다는 도전의식을 키워준 배경으로 풀이되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저자는 '강한 일본'을 지향하는 아베 총리의 보수적 성향은 그의 정치적 기반인 야마구치(山口) 현의 지역색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이곳에서는 아시아를 벗어나 근대화를 추진하고자 했던 메이지 유신의 사상적 토대를 놓은 인물이 많이 나왔다.

아베 총리는 시장에 돈을 풀고 공공투자를 확대해 경제에 활기를 불어넣고, 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면서 지금까지는 큰 고비 없이 두 번째 총리직을 유지해 왔다.

그렇다면 아베는 일본의 최장수 총리로 기록될 수 있을까.

저자는 다소 긍정적으로 전망하면서도 아베 총리의 지병인 궤양성대장염, 일본의 인구감소와 고령화, '스캔들 메이커'로 부상한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를 변수로 꼽는다.

저자는 "정치가에 대한 평가는 국민과 역사가 내린다"며 "민심은 정치인의 높은 지지율을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정치인이라는 배를 뒤집어버리기도 한다"고 말한다.

348쪽. 1만5천원.


psh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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