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만에 10여 건 훼손, 고의·실수 등 '이유도 가지가지'
(전국종합=연합뉴스) 전국 곳곳에서 대선후보 얼굴이 게재된 현수막과 벽보가 훼손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현수막이 설치된 지난 17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 10여 건에 달하지만, 후보 간 비방전이 갈수록 격화해 현수막 훼손 사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1일 오전 7시께 전북 익산시 남중동 익산상공회의소 앞에 설치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 홍보 현수막이 찢어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발견 당시 현수막은 10m가량 가로로 여러 군데 찢겨 의도적인 훼손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전날 민주당 후보 유세 차량이 익산상공회의소로 진입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현수막을 훼손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해프닝성 사건으로 일단락됐다.
민주당 측은 실수를 인정하고 자유 한국 당 측에 현수막 비용을 지불한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날 오전 9시께는 전북 전주시 완산구 한 초등학교 인근 울타리에 부착된 선거 벽보가 두 갈래로 찢긴 채 발견됐다.
경찰은 한 시민으로부터 "어떤 여성이 벽보를 날카로운 도구로 찢고 있었다"는 제보를 받고 용의자 행적을 파악 중이다.
앞선 20일 울산시 중구 중앙시장 앞에 걸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현수막이 훼손돼 역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현수막 훼손을 확인한 더불어민주당 캠프에 의해 고발됐다.
19일에는 대전 중구 한 도롯가에 설치된 문 후보의 현수막이 찢어져 있는 것을 캠프 관계자들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 영상을 토대로 누가 현수막을 훼손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지난 18일 오전 11시께는 부산 수영구 한 은행 앞에 걸려 있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현수막의 끈을 80대 남성이 커터 칼로 잘라 현수막이 땅에 떨어지는 사건이 있었다.
심지어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현수막은 도난당하기까지 했다.
경찰은 20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한 아파트 앞에 한쪽 끈이 풀린 현수막을 한 남성이 가져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전북도 선관위 한 관계자는 "이번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무려 15명에 달하다 보니 현수막과 벽보 훼손 사례가 어느 선거 때보다 많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현수막이나 벽보를 아무런 이유 없이 파손하거나 철거하다 붙잡히면 생각보다 강한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대선에는 역대 최대인 15명이 출마하는 바람에 벽보 길이도 10.24m로 가장 길어 비바람 등 자연현상에 의해서도 훼손되기 십상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240조는 정당한 사유 없이 현수막이나 벽보를 훼손하거나 철거하는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400만원 이하 벌금을 물린다. (임채두·김용태·김소연·임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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