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죄는 '구금·체포' 상태만 적용…집행정지 중 도주는 처벌규정 없어
최씨 도주·은신 도운 사람은 범인은닉죄로 처벌될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김대중 정부 시절 권력형 비리 사건인 '최규선 게이트'의 장본인 최규선(57)씨가 구속 집행정지 중 달아났다가 보름째인 20일 밤 붙잡혔으나 도주 자체로는 별도의 처벌을 받지 않는다. 관련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2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체포나 구금 상태인 사람이 달아날 경우 형법 145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그러나 이 조항은 형 또는 구속 집행정지 상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최씨는 이미 기소된 횡령죄 등의 선고에 따른 형기만 채우게 된다.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의 회삿돈 430억여원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11월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최씨는 구속 집행정지 기간 서울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다가 이달 6일 자취를 감췄다.
2심 진행 중인 올해 1월부터 건강 상태를 이유로 구속 집행이 정지됐고, 두 차례 연장 후 이달 초 다시 연장을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는 지인이 제공한 전남 순천의 한 아파트에 숨어지냈으나 휴대전화 통화내역 분석과 실시간 위치 추적으로 은신처를 파악한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최씨를 서울구치소로 압송한 검찰은 그의 도주 배경과 이동 경로, 은신처 제공자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김지용 부장검사)가 관련 조사를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최씨는 도주로 처벌되지 않지만, 그의 도주와 은신을 도운 사람이 확인되면 처벌받을 가능성이 있다.
형법 151조에 따르면 벌금 이상의 형에 해당하는 죄를 범한 자를 은닉 또는 도피하게 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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