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혁창 기자 = 카카오[035720]가 코스닥시장에서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증권가가 술렁이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이 6조원이 넘어 덩치가 커질 만큼 커진 카카오가 자본 확보가 유리한 큰물인 코스피시장으로 간다고 해도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
수급에 유리하고 변동성이 적은 유가증권시장 쪽으로 가는 게 시장 논리로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선택이기도 하다.
카카오는 지난 20일 한국거래소가 조회공시를 요구하자 "검토 중이나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이나 1개월 이내에 재공시하겠다"고 했다.
시기만 남았을 뿐 사실상 내부 결정은 끝났다는 뉘앙스가 풍기는 답변이다.
같은 날 카카오 주가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전날보다 4.13%나 오른 9만800원으로 마감했다. 9만원을 넘은 건 8개월여 만이다.
카카오가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면 코스피200 지수 편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문제는 그간 카카오가 몸담았던 코스닥시장이다.
카카오의 시총은 이전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공시한 날 종가 기준 6조1천486억원으로 코스닥시장에서 셀트리온[068270](11조1천653억원)에 이어 2위다.
카카오는 2014년 10월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한 뒤 다음카카오로 사명을 변경했다가 2015년 9월 카카오로 다시 바꿨다.
합병 후에도 정보기술(IT) 중견·중소기업이 많이 포진해 있는 코스닥시장에 그대로 남아 코스닥시장의 상징적인 회사로 꼽혀왔다.
카카오 이탈 시 시총이 6조원 넘게 빠지는 코스닥시장은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지난 10년 가까운 기간 네이버, LG유플러스[032640], 키움증권, 에이블씨엔씨[078520], 하나투어[039130], 한국토지신탁[034830], 동서[026960] 등의 탈 코스닥 행렬이 카카오까지 이어진 데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 관계자는 22일 "앞으로 4차 산업혁명과 중소벤처 육성 정책들이 더 나오고 이런 분위기를 타면서 코스닥시장도 관심이 커질 텐데 카카오가 이전하게 되면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되는 것 아닌지 싶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카카오가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때만 해도 유가증권시장으로 안 가고 계속 남을 것처럼 했는데 당혹스럽다"며 "신의에 원칙에 위반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카카오가 재고하길 바란다"면서 김재준 본부장이 출장에서 귀국하는 대로 설득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카카오 이전은 이미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게다가 코스닥시장도 최근 중·소형주들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우려할 만큼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다만 카카오의 코스닥과의 작별선언이 어떤 결말로 끝날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는 진행형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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