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랜디 "격렬한 떨림이었다…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종우 특파원 = 미국 조지아 주 캔턴에서 건설 인부로 일하는 랜디 아담스(35)는 선천성 청각장애인이다.
그는 몇 년 전 파티에서 만난 아내 미셸을 만났고, 문자 메시지를 통해 사랑을 키워 결혼했다. 그리고 아들 맥스를 낳았다. 불행하게도 맥스는 아버지 랜디처럼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
미셸은 "맥스가 선천성 청각장애를 갖고 태어났다는 것을 알고 너무 놀랐다"면서 "내 아들이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생각에 너무 슬펐다"고 밝혔다.
보청기를 사용해보기도 했지만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미셸은 맥스를 위해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해주려고 시도했다.
이 사실을 안 랜디는 불같이 화를 냈다. 랜디는 "나는 청각장애가 있어도 아들을 너무 사랑한다. 당신은 있는 그대로의 맥스를 왜 사랑하지 못하느냐"면서 아내를 질책했다.
이에 미셸은 오랜 시간 인내심을 갖고 남편을 설득했다. 결국 지난해 10월 맥스는 생후 10개월 만에 애틀랜타의 어린이 병원에서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았다.
이들 부부에게 꿈같은 기적이 찾아왔다. 맥스가 소리에 반응하기 시작했고, "맥스야 안녕"하면 빙그레 미소까지 지었던 것.
미셸은 "맥스는 수술 전에는 그 어떤 반응도 하지 않았다"면서 "하지만 수술 후에는 완전히 다른 아기가 됐다"고 했다.
이를 본 랜디는 아들 맥스와의 의사소통을 위해 평소 꿈도 꿔보지 못했던 결심을 했다. 자신도 달팽이관 이식수술을 받기로 한 것이다.
랜디는 지난달 달팽이관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한 달 뒤 에머리대 병원에서 한 청각 테스트에서 의사가 들려주는 비트는 랜디의 머리 속에서 '격렬한 떨림'(A tense feeling)으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아내 미셸의 목소리도 들었다. 하지만 미셸의 목소리는 외계 언어로 들렸다.
청각 전문의 제나 프래소는 "처음에는 귀에서 받아들이는 소리를 뇌가 다른 방식으로 반응해 다른 언어로 들릴 것"이라며 "뇌가 소리를 정상적으로 인식하려면 최대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랜디는 35년 인생에서 최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아들 맥스의 목소리를 정확히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앵앵 거리는 소리를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많은 것을 듣고 싶고 다른 언어도 배워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면서 "무엇보다도 아들 맥스와의 첫 대화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
jo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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