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차 판박이 카피캣 여전…전기차 스타트업 존재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이번주 개막한 상하이 모터쇼. 포르셰나 메르세데스-벤츠, 랜드로버를 쏙 빼닮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 이름이 박힌 차들이 어김없이 전시됐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중국 브랜드 중타이(Zotye)는 포르셰 마칸 SUV의 복제품 같은 SR9을 전시했다. 이 차는 10만 위안(약 1천650만원)짜리지만 다른 전시장에 있는 5배 정도 비싼 마칸과 흡사하다. 범퍼, 앞유리, 지붕을 비롯해 심지어 사이드미러까지 거의 같으며 내부도 마찬가지다.
이 회사는 이번 모터쇼에서 람보르기니 우루스와 비슷한 새 콘셉트카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랜드로버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레인지로버 이보크와 중국 랜드윈드의 카피캣인 X7도 각각 전시됐다. 랜드윈드는 랜드로버와 이름도 비슷하다. X7의 가격은 이보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에서는 랜드로버 배지를 사 붙인 X7 차량이 버젓이 도로를 다니고 있다.
랜드로버를 보유한 재규어랜드로버는 랜드윈드 X7의 제작사인 장링자동차와 소송 중이다.
메르세데스-벤츠의 G-클래스 SUV를 베낀 차량도 모터쇼에서 포착됐다.
중국자동차딜러협회의 애널리스트 리옌웨이는 외국 자동차회사가 중국에서 자동차 특허 재판에서 이길 확률은 "매우 낮다"고 AFP에 말했다. 두 차량의 디자인과 크기가 일치해야만 하므로 중국 회사가 차량을 살짝만 손을 봐도 외국 차가 이길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 자동차회사들은 카피캣 수준을 넘어 외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육성하는 전기차에서는 테슬라의 대항마가 되려 하는 스타트업이 이번 모터쇼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상하이에 본사가 있는 전기차 스타트업 니오(Nio)는 안방에서 첫 양산차인 ES8 SUV를 공개했다. 콘셉트카를 내놓던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들의 양산차 생산이 눈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니오는 7인승인 ES8을 내년에 중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테슬라에 맞선 중요한 움직임으로 여겨진다. ES8은 테슬라의 모델 X보다 기능이 많지만, 값은 쌀 것이라고 니오는 설명했다.
이전에 넥스트EV라는 이름을 썼던 니오는 지난달 텐센트, 바이두 등으로부터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고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공개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 회사는 이번에 1천342 마력으로 최고 시속 310㎞를 내는 EP9도 전시했다. 이 차량의 가격은 150만 달러다.
니오 외에도 테슬라를 추격하는 중국 전기차 스타트업은 여럿 있다.
싱귤라토모터스도 지난주 베이징에서 첫 양산차를 공개했다. 가격은 30만 위안(약 5천만원) 미만이다.
WM모터스는 내년 하반기에 첫 모델을 생산하기 시작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이번 주 상하이에서 콘셉트카 EVE를 공개하기도 했다.
싱귤라토와 WM, 퓨처모빌리티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들은 최근 로이터 인터뷰에서 중국 내에서 차량을 생산해 30만 위안 밑의 가격으로 테슬라의 보급형 차량인 모델 3에 대적할 것이라고 밝혔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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