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배격' 놓고 여전한 간격…G20 정책 공조 '흔들'

입력 2017-04-22 08:47  

'보호무역주의 배격' 놓고 여전한 간격…G20 정책 공조 '흔들'




(워싱턴=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을 보이는 미국과 자유무역 확대를 주장하는 독일 및 주요 국제기구 간 간격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20∼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세계경제가 회복하고 있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면서 성장모멘텀을 이어가고 하방위험을 줄이기 위한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회원국들은 불균등한 소득분배를 해결하기 위한 포용적 성장, 국제금융체제 강화를 통한 금융시장 불안요인 해소 등을 위해 공조가 지속돼야 한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했다.

그러나 관심을 끈 보호무역주의 배격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교착상태가 이어지면서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했다.

앞서 지난 3월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 회원국들은 공동선언문(코뮤니케)에 보호무역 철폐에 관한 내용을 담지 못했다.

2015년 이후 G20은 '모든 형태의 보호무역주의를 배격한다'는 내용을 공동선언문에 담았지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열린 회의에서는 미국의 반대로 보호무역주의 배격은 선언문에서 제외됐다.

이후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김용 세계은행 총재 등 국제기구 수장들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0일 독일 베를린의 메르켈 총리 공관에 모여 시장개방과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경계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번 G20 재무장관회의를 앞두고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항하는 분위기를 조성한 셈이다.

그러나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은 "미국은 절대 보호무역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중국, 유럽, 일본 등이 미국보다 훨씬 더 센 보호무역을 하고 있으며 미국이 보호무역정책을 취한다고 지적하는 것은 한마디로 '헛소리(rubbish)'"라며 강하게 반발, 갈등은 증폭됐다.

미국의 수도 워싱턴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도 보호무역주의를 둘러싼 이러한 미국과 독일 및 국제기구 수장들의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우리 정부 관계자는 "일부 국가들이 그동안 세계경제 성장의 원동력이 자유무역에 있었다며 앞으로도 보호무역 조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주요 논의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미국이나 독일 등도 보호무역주의와 관련해 특별히 지난달 회의와 달라진 발언을 내놓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역시 21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독일 바덴바덴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환율정책과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얘기를 많이 했는데 이번에는 이렇다 할만한 논의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번 회의가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G20 정상회의 전 마지막 재무장관회의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과 관련한 국제사회의 정책공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 백악관에서 윌버 로스 상무장관과 미국 철강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철강 수입에 대해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하는 내용의 행정각서에 서명, 보호무역 장벽을 높이고 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수입 제품의 미국 안보 침해 여부를 상무부가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번 행정각서가 '국가 안보'를 명분으로 미국이 철강 수입을 제한하려는 수순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미 미국 정부는 한국과 중국, 호주 등 외국산 철강제품에 대해 반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수입 장벽을 강화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입장에서는 G20 내에서 보호무역주의 배격을 둘러싼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 최근 살아나는 수출 회복세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다만 G20 내에서 여전히 많은 국가가 자유무역 확대를 주장하고 있는 만큼 미국이 계속해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는 이번 워싱턴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직후 "대부분의 국가가 열린 시장과 자유로운 시장접근의 중요성에 대해 의견일치를 이뤘다"고 주장했다.

미국 측의 강경한 입장이 지난달에 비해 다소 누그러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독일 바덴바덴 G20 재무장관회의 직후 기자회견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규정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기존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나 이번 워싱턴 회의에서는 중국의 환율문제나 독일의 대미 무역흑자와 관련된 이슈에 대해 명시적인 충돌을 피하고 금융규제와 같은 이슈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 관계자는 "7월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 어떤 변화가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dhis95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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