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盧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지도자다운 모습 아냐"
(서울=연합뉴스) 강건택 기자 = 바른정당은 22일 노무현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서 북한에 사전 문의했다는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폭로와 관련,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정사항'이라며 망자에게 책임을 떠넘겨 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측 지상욱 대변인단장은 이날 논평을 내 "문 후보 측은 송 전 장관의 추가 폭로에 위기 모면을 위한 온갖 꼼수를 동원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인권결의안 기권은 노 전 대통령이 참석한 2007년 11월16일 관저 회의에서 결정된 것으로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인 문 후보가 왈가왈부할 사안이 아니라는 문 후보 측 해명이 공세의 단초가 됐다.
지 대변인은 "그렇다면 당시 노 전 대통령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에) 묻지 말았어야 했는데 문 실장이 물어보라고 해서'라고 한 메모는 무엇인가"라며 "문 후보가 사전에 북한 입장을 물어보라고 했다는 직접적 증거가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무리 급해도 '죽은 자는 말이 없는데'라며 자신의 상관이던 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는 것은 정치의 비정함을 넘어 지도자다운 모습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지 대변인은 또 "북측 입장이 담긴 송 전 장관의 메모를 '개인 메모'라 일축하더니 이제는 대통령기록물법 위반으로 형사고발하겠다고 으름장이다"며 "불리하니 힘으로 입을 막아보겠다는 협박"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만 찬성하면 내일이라도 진실을 가릴 수 있다. 대통령기록물법에 따르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만 찬성하면 당시 대통령이 참석했다는 11월16일 관저 회의 기록물을 공개할 수 있다"며 기록물 공개에 찬성할 것을 압박했다.
이어 "문 후보 측은 불경스럽게 고인이 된 노 전 대통령까지 끌어들이지 말고 국회 의결을 통해 진실 규명에 협조하고, '송민순 증언'이 사실이라면 대통령 후보직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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