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내주 활동 재개…트럼프 비판은 '자제'

입력 2017-04-22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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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내주 활동 재개…트럼프 비판은 '자제'

"트럼프 대통령에 역공 빌미줄 가능성 고려…'오바마 정책'도 건재" 분석




(서울=연합뉴스) 현경숙 기자 = 조만간 퇴임 후 첫 공개 행사를 하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대외 활동을 재개하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삼갈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오는 24일 '정치적 고향' 시카고에서 젊은 지역 지도자들과 대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타운홀 미팅을 한다. 지난 1월 20일 백악관을 떠난 지 94일 만이다. '시민 참여와 지역 조직 활동'이 토론 주제다.

그러나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외 활동을 본격적으로 재개하더라도 후임자인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현지 정치 관측통과 언론들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역사상 가장 논란이 많은 인물이라고 할 수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구하는 대의를 확산하는 데 도움이 되기는커녕 트럼프 진영만 이롭게 할 것이라고 21일(현지시간)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역공의 빌미를 제공하고, 갈등을 조장함으로써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극우 보수파들의 먹잇감이 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일상적 정치나 정치적 논란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이 크지 않다고 본다. 대신 TV 정치 토론이나 의회 논의의 범주를 벗어나는 더 광범위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싶어 한다.

이외에 퇴임 대통령이 현실 정치에 간여하지 않는 미국 정치 전통도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을 가능케 한다.

가깝게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후임자인 오바마 전 대통령을 비판해달라는 측근이나 공화당 지지자들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채 퇴임 후 한참 동안 침묵을 지켰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설 필요가 없는 이유는 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바마 표' 정책 없애기, '오바마 색깔' 지우기에 열을 올려 반(反) 이민 정책, '오바마 케어'(건강보험정책) 폐기 등을 시도했지만 '오바마 뒤집기'에 실패해 그의 주요 정책은 아직 건재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정치인들 사이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트럼프 비판에 나서주기를 바라는 압력은 낮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가 단순히 이념적으로 보수적인 데 그치지 않고 상식에 벗어나거나 예측을 불허해 국내는 물론 국제사회에도 불안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런 요구에 거의 반응하지 않고 있다.

그는 선거 후 1주일 만에 열린 지지자 수천 명과의 컨퍼런스 콜(전화연결회의)에서 "의기소침하지 마라. 그렇다고 안주하지도 마라"고 말했을 뿐이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정치에 본격적으로 개입한다면 그 시기는 민주당 의원들에게 '지원 사격'이 필요한 내년 상·하원 중간 선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s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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