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아프가니스탄 북부 발흐 주에서 21일(현지시간) 탈레반의 거센 공격으로 아프간 정부군이 14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22일 아프간 톨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30분께 10명으로 추정되는 탈레반 무장대원이 발흐 주 주도 마자리샤리프 인근에 있는 209 샤힌(독수리) 군단 사령부에 침투해 공격을 개시했다.
국방부는 전날 탈레반 공격으로 아프간군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밝혔지만 이날 정확한 사상자 수를 언급하지 않은 채 "100명 이상의 군인이 숨지거나 다쳤다"고 고쳤다.
하지만 발흐 주의회 의장인 모함마드 이브라힘 카이르 안데시는 최소한 군인 140명이 숨지고 160명이 다쳤다고 dpa 통신에 말했다.
이들 탈레반 대원은 아프간 군차량을 타고 정부군 군복으로 위장해 기지 내로 침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울라트 와지리 아프간 국방부 대변인도 탈레반 대원들이 정부 군복을 입고 있었다고 인정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당시 금요 예배가 열려 많은 군인이 있던 사령부 내 이슬람 사원을 우선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고 국방부는 설명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4시간여 정부군과 교전 끝에 9명은 자폭하거나 정부군 총에 맞아 숨졌으며 한 명은 생포됐다고 다울라트 대변인은 전했다.
이번 공격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아프간 탈레반에 강력히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힌 지 며칠 만에 벌어졌다.
미국은 지난 13일 아프간 내 또 다른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 은신처에 '폭탄의 어머니'라 불리는 초대형 폭탄 GBU-43을 투하한 데 이어 16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아프간을 방문해 "탈레반이 아프간 정부가 요구하는 평화절차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전장에서 격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이번 공격을 자신들이 했다면서 사망자와 부상자가 모두 500명이 넘으며 이번 공격에 가담한 대원 가운데 4명은 아프간 정부군 소속이라고 주장했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의 공격으로 아프간 정권에서 축출된 뒤 정부군과 미군 등과 16년째 내전을 벌이고 있는 탈레반은 현재 아프간 영토의 10%를 통제하고 33% 지역에서 정부와 통치권을 다투는 것으로 알려졌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