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조사위, 수색 과정에서 조사 착수 검토 "의혹 규명"
(목포=연합뉴스) 장덕종 김근주 기자 = 인양 지연, 진실 은폐, 선체 훼손 등 세월호 참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선체조사위원회(이하 선조위)가 조사에 나선다.
23일 선조위 등에 따르면 선조위는 미수습자를 찾으려 선내 수색 중인 세월호에 들어가 사고 조사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당초 수색에 방해가 될 것을 우려, 수색이 끝나고 나서 들어가려고 했으나 예상보다 수색이 늦어지면서 '조기 조사'도 염두에 두는 것이다.
가능하다면 아직까지 수색이 이뤄지지 않은 조타실 등에 진입, 기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조타 실수'를 규명할 조타 유압장치, 밸브 등을 수습·조사할 수도 있다.
수사당국은 조타수가 항로 변경을 시도하던 중 조타기의 타각이 실제보다 더 많은 각도의 효과를 내 세월호가 급격하게 우회전했다는 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내놨다.
그러나 이 같은 급격한 우회전이 조타수의 실수인지, 조타기나 프로펠러 등 기계적 결함 탓인지는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인양이 3년 만에 이뤄진 점도 조사 대상이다.
2015년 4월 인양 결정, 같은해 8월 인양업체(상하이샐비지) 선정 이후 인양이 계속 미뤄졌고, 더욱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함께 인양이 이뤄지면서 '사고 원인 규명을 늦추려 고의로 인양을 지연시킨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정부는 "인양이 미뤄지면 인양업체 부담이 늘어난다" "인양 방식 변경으로 늦어졌다"며 고의로 인양을 지연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인양 과정에서 이뤄진 선체 훼손도 조사한다.
세월호 선체에는 잠수부 출입 통로 등을 만들려 140개 정도의 구멍이 곳곳에 뚫렸다.
좌현 선미 램프 부분이 잭킹바지선에 걸려 세월호를 끌어올리지 못하자 이를 잘라냈다.
세월호 바닥에 리프팅 빔을 설치하려 배의 평형을 유지하는 장치인 스태빌라이저를, 무게를 줄이려 닻(앵커)도 인양 과정에서 떼어냈다.
침몰 가속화, 기계 결함 등을 밝혀줄 주요 단서로 지목된 이들 장치를 제거하면서 '원인 규명을 어렵게 하려는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었다.
정부는 "제거한 장치는 사고 원인과 관련이 없다. 핵심 장치인 조타실, 타기실, 기계실은 온전히 인양했다"며 부인했다.
잠수함 충돌설, 제주 해군기지로 이송한 철근 적재 등 의혹도 선체 조사를 규명할 의혹들이다.
다만 아직 관련법이 시행되지 않은 데다, 조사를 위한 인력, 예산도 준비되지 않아 '조기 조사'에 착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선조위 관계자는 "미수습자 수색과 함께 원인 조사도 빨리하는 것이 결국 가족에게 유리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가급적 빨리 선내에 진입해 조사할 수 있도록 가족에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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