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최이락 특파원 = 일본 군마(群馬)현에서 지난 22일부터 전시 예정이던 조선인 희생자를 추도하는 조형물이 현측의 요청으로 갑자기 철거됐다고 군마현 조모(上毛)신문이 23일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철거된 작품은 '군마조선인 강제연행추도비'다. 군마현립여자대학 강사인 시라카와 요시오(白川昌生)씨가 군마현립공원에 있는 '조선인강제연행희생자 추도비'를 모티브로 제작한 것이다.
이 추도비 조형물은 지난 2, 3월에는 돗토리(鳥取)현립박물관에서 전시된 바 있다.
당초 이 조형물은 22일 군마현 근대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 '군마의 미술 2017'에 전시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군마현측은 현립공원에 있는 추도비 철거를 놓고 시민단체와 소송이 진행중이라며 "어느 한쪽을 편드는 인상을 주는 조형물 전시는 적당하지 않다"며 개막 전날 갑자기 철거를 요청했다.
이에 시라카와씨는 기획전 개막 직전 철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군마현과 관련된 것이라서, 군마에서 전시가 되면 좋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작품의 모티브가 된 군마현립공원내 추도비는 일본의 침략전쟁 당시 한반도에서 끌려와 건설현장 등지에서 강제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한국인들을 추도하기 위해 현지 시민단체가 2004년에 설치한 것이다.
군마현은 2014년 비 앞에서 열린 추도집회 참석자들의 발언이 정치적이라면서 설치허가 연장을 불허했고, 시민단체는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 소송을 제기해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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