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중국 선수들과 경기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어요"
정상은(27·삼성생명)은 23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월드투어 코리아오픈 탁구 대회에서 장우진(22·미래에셋대우)과 짝을 이뤄 남자복식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표정은 덤덤했다.
복식에서는 1위에 올랐지만, 단식에서 1회전 탈락의 아쉬움이 남은 탓이다.
그는 지난 16일 중국 우시에서 막을 내린 제23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남자단식에서 17년 만에 대표팀에 은메달을 안겼다.
특히, 32강에서 세계 최강자 마룽(중국)을 물리치는 파란을 일으키며 자신의 이름 석 자를 알렸다.
그러나 이번 대회 개인 단식에서는 중국이 출전하지 않은 가운데에서도 1회전에서 탈락해 체면을 구겼다.
단식 탈락의 아픔을 복식 우승으로 그나마 만회했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그는 "아시아선수권에서 오자마자 대회에 나와 컨디션이 썩 좋은 것은 아니었다"면서 "단식에서 떨어져 복식에서라도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했다"고 웃었다.
중국교포 출신의 정상은은 주니어 시절부터 '탁구 천재'로 주목을 받았던 한국 남자 탁구의 기대주였다.
그러나 고질적인 어깨 부상 등으로 대회 출전이 많지 않아 500위권의 세계랭킹에서 이름이 아예 빠져 있다가 올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지난 아시아선수권 대회 성과는 자신에게 큰 힘이 됐다.
그는 "중국을 이기지 못한다는 생각을 깨우치려고 하는데, 아시아선수권에서 중국과 해도 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부분들을 보완해 나간다면 더 팽팽하게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정상은의 강점 중 하나는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과 붙어도 절대 위축되지 않는 성격이다.
그는 "나는 누구와 붙어도 겁내지 않는다"며 "이기는 것보다 나의 플레이를 하려고 하고, 결과는 맡긴다"고 했다.
정상은은 이제 내달 말 독일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을 준비한다.
그는 "복식은 4강까지 가는 것이고, 단식은 어디서 만나던 중국 선수 1~2명을 꼭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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