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료·주지사·의원 등 부패수사 대상자 발표에 첫 반응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정치권 유력 인사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도 국정이 마비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브라질 언론에 따르면 테메르 대통령은 스페인 TV 방송 TVE와 회견을 통해 "각료와 의원들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러나 이 때문에 국정이 멈춰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테메르 대통령은 부패수사를 이끄는 세르지우 모루 연방판사에 대한 질문에 "그는 자신의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면서 "부패 의혹을 받는 각료와 의원들에 대한 처벌은 사법부가 결정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라바 자투(Lava Jato: 세차용 고압 분사기) 작전'으로 불리는 부패수사의 주심 재판관인 에지손 파킨 대법관은 현직 각료와 주지사, 상·하원 의원 등이 포함된 100명 가까운 부패수사 대상자를 발표했다.
브라질 현행법에 따르면 전·현직 대통령과 연방정부 각료, 상·하원 의원은 대법원에서만 재판을 받는다.
특히 오데브레시의 전·현직 임원들의 플리바겐(유죄 인정 조건부 감형 협상)을 통해 테메르 현 대통령 정부의 각료 8명이 뇌물을 받은 의혹이 제기되면서 파장을 예고했다.
이들 각료에게 뇌물이 전달된 시점은 멀게는 2006년, 가깝게는 2014년에 이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테메르 대통령은 부패 의혹을 받는 각료들을 당장 해임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개각을 촉구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다.
여론의 평가도 악화한 상태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여론조사에서 테메르 대통령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 10%, 보통 31%, 부정적 55%, 무응답 4%로 나왔다. 테메르 대통령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79%에 달했다.
부패수사가 확대되면서 어렵게 회복세를 보이는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제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는 정국불안이 브라질 국가신용등급과 주요 기업의 신용등급 평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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