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와 달리 열정적인 골 세리머니
(서울=연합뉴스) 김태종 기자 = FC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클라시코'가 열린 24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에스타디오 산티아고 베르나베우.
전후반 90분이 지나면서 전광판 시계는 멈춰섰다. 스코어는 2-2, 추가 시간마저 거의 다 돼가면서 치열했던 승부는 이대로 끝날 것 같았다.
그러나 이 때 바르셀로나의 '축구신'이 나타났다. 리오넬 메시가 언제 페널티박스 안까지 들어왔는지 왼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레알 마드리드의 골문에 그대로 꽂혔다.
메시는 자신도 너무 기뻤는지 '평소 답지않은' 세리머니를 펼쳤다.
결승골을 확인하는 순간, 바르사 팬들이 있는 관중석으로 달려가면서 상의 유니폼을 벗었다.
그리고 자신을 따라온 동료들과 기쁨을 나눈 뒤 홀로 관중석 앞에 남아 벗은 유니폼을 관중들에게 보여줬다.
자신의 등번호와 이름이 적힌 쪽으로 두 손으로 유니폼을 보이면서 마치 '내가 바로 메시다'라고 외치는 듯했다.
한참을 서 있어 심판이 옐로카드를 내밀 정도였다.
평소 같으면 팀 동료들과 엉켜 안으며 좋아하는 것으로 끝났겠지만, 이날 메시의 골 세리머니는 더욱 열정적이었다.
이 골은 '엘클라시코'에서 바르사에게 승리를 안겨주는 골임과 동시에 자신에게도 큰 의미가 있었던 까닭이다.
바르사 소속으로 공식 대회에서 넣은 통산 500번째 골이기 때문이다. 바르셀로나 역사상 팀 소속 선수가 500골을 넣은 건 처음이다.
그는 프리메라리가에서 343골,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94골, 코파딜레이(스페인국왕컵)에서 43골을 넣었다.
그리고 스페인 슈퍼컵에서 12골, 클럽월드컵에서 5골, 유로피언 슈퍼컵에서 3골을 기록했다.
메시는 이날 피가 나고 쓰러져도 다시 일어나서 뛰었다. 작년 12월 홈에서 열린 엘클라시코에서 후반 막판 동점골을 허용했던 아쉬움도 있었다.
메시는 전반 19분 레알 마드리드 마르셀루의 팔꿈치에 얻어맞아 입 안에서 피가 났다. 피가 멈추지 않자, 거즈를 물고 뛰었다.
상대 수비수들의 거친 태클은 수없이 들어왔다.
후반 32분에는 세르히오 라모스가 퇴장을 당할 정도의 태클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넘어지지 않았고, 일어섰다. 전반 33분에는 동점골을 터뜨렸고, 후반 추가시간 드라마와 같은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자신이 왜 '축구신'인지를 증명했다.
taejong75@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