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대북 '전략' 아닌 '전술' 변화…도발저지에 방점"

입력 2017-04-24 08:57   수정 2017-04-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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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대북 '전략' 아닌 '전술' 변화…도발저지에 방점"

전문가들 "중국, 북한의 전략적 가치 포기한 것 아냐"

"대북압박 강화해서 대화와 협상 국면 만들겠다는 뜻"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전문가들은 중국이 지난 6∼7일 열린 미중정상회담 이후 대북 압박을 강화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을 대북 전략의 변화가 아닌 전술상의 변화로 해석했다.

즉 중국의 최근 움직임은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라는 미국의 압박 속에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대화 국면으로 유도하기 위한 포석이지 북한이 가진 전략적 완충지대로서의 가치를 포기한 것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특히 관영매체인 환구시보(環球時報)가 북한의 추가 핵실험시 대북 원유 공급 대폭 축소, 북한 핵시설에 대한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시 불개입 방침 등을 22일 보도하자 중국의 대북정책 기조가 크게 달라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지만 국내 중국 전문가들은 신중론을 폈다.

환구시보가 미국의 외과수술식 북핵 시설 타격시 불개입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그런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외교적인 수단으로 억제에 나설 것"이라고 쓴 점, 한미 군대(지상군)가 38선을 넘어 북한 정권을 전복시키려 한다면 즉시 군사적 개입에 나서겠다고 쓴 점 등을 함께 읽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국립외교원 김한권 교수는 24일 "환구시보 보도를 자세히 읽어보면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이익 인식은 근본적으로 변한 것이 없다"며 "더 이상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전술적 계산에서 나온 전술적 변화"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강한 압박을 통해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고, 대화와 협상으로 북한을 이끌겠다는 것이 중국의 입장"이라며 "미국이 강한 대북 압박으로 나오는 터에, 북한이 '강대강'으로 대응할 경우 그에 따른 한반도 정세 변화는 중국에 불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2∼3년 전만해도 한미 연합훈련때 미국의 항공모함이 한반도 주변으로 들어오는데 반대했던 중국이 북한의 핵실험 또는 ICBM 시험발사 가능성 때문인지 지금 칼빈슨호가 다가오고 있는데도 강한 불만을 표하지 못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핵과 관련한 미중간 전략 경쟁 구도에서 주도권을 미국에 내 주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한번 더 핵실험을 하면 미국의 페이스대로 갈 수 있다는 우려 속에 대북 압박을 높이는, 전술적 변화를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종호 통일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이 북한을 버린 것이 아니다"며 "25일 북한 인민군 창건일에 북한이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으니 우선 그것을 막자는 것이 중국의 생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 실장은 "중국은 트럼프가 오바마와는 다른 정책을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긴장을 하는 듯 하다"며 "과거 중국은 북핵 문제에서 대화부터 하자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태도 변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는 미국 입장에 동조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 실장은 "중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것은 추가 도발을 방지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의 4,5차 핵실험때와 마찬가지로 중국은 지금도 북한에 대해 정권이 붕괴될 수준의 제재는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라고 평가했다.

정 연구위원은 "환구시보가 미국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과수술식 폭격시 불개입하겠다면서도 한미 군대가 38선 너머로 들어오면 개입한다는 말은 대북 선제 타격시 북한의 보복과 그에 따른 확전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중국이 과거부터 밝혀온 것과 같은 맥락에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결국 환구시보가 한국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군사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대화와 협상 외에는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jh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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