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프리카사령부 "가뭄과 기근 때문"…경각심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한동안 잠잠하던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근해에서의 해적 행위가 다시 고개를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 미군 기관지 성조지 등 미언론은 토머스 발트하우저 미국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사령관을 인용, 지난 2개월 동안 "적어도 5∼6차례"의 해적 사건이 발생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지부티에서 방문 중인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지난 5년 동안 잠잠하던 소말리아 근해에서의 해적 행위가 다시 꼬리를 물기 시작한 것은 이 지역을 휩쓰는 가뭄과 기근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이를 반영하듯 식량이나 유류 같은 생필품을 실은 소형선박들이 대부분 피해를 봤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이 추세로 정의할 수 없지만, 감시를 늦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트하우저 사령관은 민간 선박에 대한 해적들의 공격이 늘어난 것은 민간 해운사들의 경계심 완화도 한 몫하고 있다며, 해운사들의 경계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WP는 국제해사국(IMB) 통계를 인용, 2011년 한 해 동안 소말리아 근해에서 발생한 해적 사건이 230건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후 몇 년 동안 해운사들은 해적들이 선박에 쉽게 승선하지 못하도록 하는 장비를 설치하고 사설 무장 경비원들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마련한 덕택에 해적 사건 발생이 급감했다.
소말리아 근해에서의 해적 행위 순찰과 근절 활동을 담당하는 미 해군 특수임무전단의 리처드 로드리게스 참모장(대령)에 따르면 2010∼2011년 2년 동안 소말리아 연안에서의 해적 행위에 맞서 미 해군과 유럽연합(EU) 해군이 순찰 활동을 강화하면서 지난 5년여 동안 해적으로부터의 공격이 눈에 띌 정도로 줄어들었다.
로드리게스 참모장은 "그러나 최근 해당 해역을 항해하는 선박에 대한 해적 행위가 확실히 늘어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8∼2012년 기간에 특수임무전단이 해적퇴치 활동에 집중했지만, 최근에는 동아프리카 지역 국가들의 안보 지원 활동 쪽으로 옮겨갔다고 밝혔다.
로드리게스 참모장은 특수임무전단이 최근 발생한 해적 사건에 대해 내부 논의를 해왔지만, 지부티 선적 선박이나 항구가 직접 피해를 보지 않으면 새로운 군사 대응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그는 이에 따라 민간 해운사들이 예전처럼 소말리아 근해를 항해하는 유조선 등 대형선박에 무장 경비원들을 재배치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 해군도 최근 4천400t급 구축함 최영함과 고속단정(RIB), 해군 특수부대(UDT/SEAL) 등을 투입해 소말리아 해적의 활동 영역인 아덴만에서 미, 영, 일본 해군과 함께 합동 해적퇴치훈련을 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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