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저탐사ㆍ핵타격 잠수함 '벨고로드'…소형 항모 규모
북극해에 은신해 활동, 다탄두 핵미사일 RSM-52도 20기 적재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러시아 해군이 세계에서 가장 큰 핵 추진잠수함을 선보인다.
스푸트니크 뉴스, 이즈베스티야, 데일리 스타 등 외신은 러시아 해군이 배수량이 2만4천t으로 웬만한 소형 항공모함과 맞먹는 해저탐사용 특수 핵 추진잠수함 '벨고로드'(Belgorod)를 내년에 인수해 취역할 예정이라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벨고로드 함의 길이는 184m로 세계 최대 전략 핵탄도미사일 발사 잠수함(SSBN)인 러시아의 타이푼 급(배수량 2만3천t)보다 11m 더 길다. 또 미 해군이 보유한 SSBN 가운데 최대인 오하이오 급 '펜실베이니아' 함(수상 배수량 1만8천t)보다 14m 더 길다고 외신은 전했다.
'09852 계획'으로 알려진 벨고로드 함은 순항미사일 발사 핵추진 잠수함 '949A 안테이급' 선체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 미국의 첩보위성이나 대잠초계기 등의 감시를 피해 북극해 깊숙이 은신한 채 해양 탐사와 전략 핵 타격 임무 등을 수행한다.
러시아는 이 최신형 핵 추진잠수함을 칼빈슨 등 미 해군 항모전단을 타격하기 위해 2012년 건조작업에 착수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이를 심해탐사와 전략 핵 타격 임무 등을 수행하는 특수용으로 개조했다. 개조작업은 내년에 마무리된다.
러시아는 특히 자원의 보고이지만 탐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북극해에 대한 정확한 광물 파악과 매장량 등을 측정하기 위해 벨고로드 함에 심해 관측용 소형 잠수정 등 다양한 시험장비도 탑재하기로 했다.
바딤 코지율린 러시아 군사과학원 교수는 "이 잠수함은 북극해 해저에 자율 핵잠수함 모듈을 설치해 해저를 운항하는 무인잠수정에 대한 충전소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잠수함은 러시아군이 북극해에 건설 중인 전 세계 해저관측ㆍ통신 시스템의 배치도 지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적재하는 핵 타격 능력도 엄청나다. 미 본토 등 전 세계 웬만한 곳이면 어디든지 타격이 가능한 RSM-52(SS-20 스터전) 해상 발사 탄도미사일 20기를 장착한다. 3단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잠수함 발사 대륙간탄도미사일(S< BM)인 이 미사일은 한 기에 100kt∼200kt급 독립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10발 탑재한다.<br>
이에 따라 이 잠수함에 탑재한 미사일의 파괴력은 최대 40메가 톤으로 알려졌다. 이는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폭보다 2천 배 이상이다. 벨고로드는 또 어뢰와 미사일 발사는 물론 기뢰를 부설할 수 있는 6기의 어뢰발사관도 갖췄다.
그러나 정작 시선을 끄는 것은 핵탄두를 장착한 핵 추진 수중 드론 '카년'(Kanyon) 적재 여부다. 러시아 해군은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다.
미국 등 서방의 일부 군사 전문가들은 잠항 심도 1천m, 시속 104㎞, 항속거리 1만㎞인 이 수중 드론이 메가톤급 핵탄두를 탑재하고 조지아주 킹스 베이와 워싱턴주 퓨젓 사운드 등 미 해군의 SSBN 기지와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주요 해안도시를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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