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연합뉴스) 황봉규 기자 = 경남도가 '채무제로' 달성을 기념해 심은 나무를 또 교체했다.
도는 경남도청 정문 앞에 심었던 40년생 주목이 최근 시들시들해지면서 말라 지난 22일 다른 40년생 주목으로 교체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주목은 지난해 6월 심었던 사과나무 생육상태가 좋지 않아 지난해 10월 대체수종으로 새로 심은 것이다.
벌써 '채무제로 기념나무'를 세번째 바꿔 심게 된 셈이다.
도는 전문가 진단 결과 배수 불량 등으로 주목이 누렇게 말라 들어간 것으로 추정했다.
이 때문에 도는 새 주목을 심고 나서 나무 주변에 배수관을 설치하고 자갈과 마사토 등 배수가 잘되도록 흙을 깔았다.
나무를 심은 곳이 햇볕을 직접 받는 대로변이라는 점을 고려해 차광막도 설치했다.
도 관계자는 "기존 나무를 유지하는 방안과 같은 수종의 나무를 이식하는 안을 놓고 내부 검토한 결과 같은 수종으로 교체하기로 했다"며 "배수 및 토질 문제를 개선 조치했기 때문에 앞으로 잘 관리하면 이제는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앞서 도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통령 후보가 도지사 재임 시 가장 큰 업적 중 하나로 내세운 채무제로 정신을 담아 20년생 홍로 품종 사과나무를 심었다.
그러나 시름시름 말라 들어가던 사과나무는 결국 경남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졌다.
도는 그 자리에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생존적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주목을 심었지만, 반년을 넘기지 못했다.
이 주목도 초록빛이 거의 사라지고 누렇게 말라들어가자 경남산림환경연구원으로 옮겨지는 신세를 면하지 못한 것이다.
홍준표 전 지사가 미래 세대에 빚이 아닌 희망을 물려주고 채무에 대한 경계가 되기를 기원하려고 심은 채무제로 기념나무가 잇따라 교체돼 그 의미가 퇴색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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